김&장 법률사무소의 고창현(35) 변호사는 법과 금융을 이어주는
컨설턴트다.

변호사이므로 법 전문가인 것은 당연하지만 금융.투자 분야에서도 그는
어지간한 박사급 못지않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기업금융, 금융기관 M&A, 신종금융상품 등 규모가
크고 첨단 지식이 필요한 분야가 그의 주종목이다.

증권연수원 강사, 금융감독원 금융공학상품자문위원, 사법연수원 강사
(기업금융) 등 타이틀도 화려하다.

고 변호사의 진가가 나타났던 때는 IMF 외환위기가 절정에 달하던
시점이었다.

당시만 해도 낯설었던 뉴브리지 골드만삭스 H&Q 등 외국투자기업들을
한국과 연결시켜준 장본인중 한사람이 바로 고 변호사였다.

그는 이들 기업들에 국내상황을 설명하고 투자를 최종 결정케하는데
진력했다.

성심을 다한 그의 서비스는 결국 한국이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게 하는
한 요인이 됐고 더불어 한국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그가 주력하는 분야는 주로 대외관계다.

국내기업의 해외증권발행이라든가 일본기업과 연관된 비즈니스, 외국투자
유치 등의 업무에서 많은 실적을 올렸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국내 4개기업의 DR(주식예탁증서)중
한국전력을 제외한 포항제철 SK텔레콤 한국통신의 DR 상장이 그의 작품이다.

또 지난 96년에는 외국인들의 국내채권투자를 위해 처음으로 1억1천만달러
규모의 "코리아 본드 펀드"를 설정,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채권투자가 잇따랐다.

국내에서는 아직 법률적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벤처기업들이 주
상담 대상이다.

현재 몇몇 벤처기업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시키기 위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고 변호사는 대학 4학년때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군법무관을 마친 뒤 93년
김&장에 합류했다.

하바드 로스쿨(LLM)도 졸업했다.

공부가 재미있다는 그는 복잡한 수리계산이 많은 금융업무를 위해 변호사
일을 하면서 대학원에서 수학을 별도로 배우기도 했다.

"법률영한사전"을 번역하는 등 매년 2편 가량 논문이나 책을 낼만큼
노력파이기도 하다.

그는 "인터넷을 통한 주식공모와 증권발매 주문 등에서 볼수 있듯이
증권.금융을 둘러싸고 있는 기존 개념은 서서히 사라지는 추세"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종합검토해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디지탈시대의
강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문권 기자 m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