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통신산업 경쟁정책 유지해야 .. 표학길 <교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표학길 < 서울대 교수 / 경제학 >
미국 경제는 올해에도 2~3%의 안정적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근거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은행(FRB) 의장이 재임명됨으로써 그가 미국
경제의 과열상태를 방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급속한 경기하강도 경계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나스닥주가가 하향 조정국면을 띠고 있는 것은 투자가들이 이미 그린스펀이
의도하고 있는 미국경제의 연착륙시도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지난 6~7년간 동아시아의 경제위기와 최근의 유가상승등 악재를 딛고
성장을 계속해온 미국경제의 이면에는 미국 통신산업의 눈부신 발전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 지식기반산업인 통신산업은 IBM 인텔등 컴퓨터 하드웨어산업의 최대
수요산업으로 등장했을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메리카온라인(AOL)
아마존등과 같은 거대한 소프트웨어.인터넷 비즈니스의 후방산업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대외통상협상에서 좀체 양보하지 않는 부문이 있다면 바로 이 통신
산업이다.
그 이유는 통신산업이 전후방 연관효과가 엄청나게 클뿐만 아니라 일종의
투자선점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한국의 통신시장개방을 10여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미국이지만 통신서비스시장 자체에 침투하기는 쉽지 않았다.
통신시장의 속성상 외국투자자의 경우 국내통신업체의 인수.합병에 의해서만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뿐 외국업체가 직접 영업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서비스업이라 하더라도 금융 보험업과 달리 통신산업은 광범위한
통신망.기지국설비 등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지난 2년간의 격심한 IMF위기에서도 한국의 통신장비산업과 통신서비스산업
은 효자산업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98년중 다른 제조업 전체의 생산증가는 7.6%에 그쳤으나 대표적 통신장비
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장비생산은 무려 1백64%의 성장을 나타냈다.
IMF위기때인 97년말 7백만명에 불과했던 무선전화가입자수가 이제는 3배가
늘어난 2천1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상당한 부작용도 있었지만 SK텔레콤에 이어 신세기 및 PCS 3사등 신규진입에
의한 경쟁촉진의 결과 이제 한국경제에서도 통신산업은 여타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선도산업이 됐다고 평가할수
있을 것이다.
미국정부가 자국의 대표적 전략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 통신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경쟁정책", 즉 "독과점금지정책"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국내업체들간에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온 데 있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통신산업관련 독과점금지정책의 요체는
이종업종간 또는 수직적 M&A를 고취시키는 반면 동종업종 내에서의 수평적
M&A는 제한시킴으로써 광의의 산업간 경쟁성을 최대한으로 보장시키려는 데
있다.
즉 궁극적인 M&A허용의 판단기준을 보통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게 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출현을 억제하고 대신 지배력이 약한 과점사업자의
M&A나 이들 과점사업자와 여타 관련산업체간의 M&A는 북돋우는 방향으로
전개돼 왔다.
예를 들어 AT&T(장거리전화 1위)와 TCI간 결합에서 TCI가 보유하고 있는
스프린트사(3위)의 지분매각 처분을 요구한 것이라든가 MCI(2위)와 스프린트
간 합병에 대해 미연방통신위원회는 결합 후 1,2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80%를 초과할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호주에서는 Optus (2위)가 AAPT(3위)인수를 시도하였으나 호주 경쟁.소비자
위원회에서 거부되었다.
일본에서는 지배적 사업자(NTT Docomo, 57%)의 시장지배력에 대항하기 위한
DDI와 IDO의 합병으로 27%의 시장점유율을 갖는 것은 경쟁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 이동통신시장의 지배력을 작년 12월22일 현재 기준으로 보면 SK텔레콤
(43%) 한통프리텔(18%) 신세기(14%) LG(13%) 및 한솔(11%)순이라고 한다.
따라서 SK와 신세기의 합병은 가입자 시장점유율에서 57%, 매출액
시장점유율에서는 60%의 시장지배자를 출현시킴으로써 공정거래법(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의 금지조항, 제4조 및 제7조)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회생불능 상태의 회사가 기업결합을 통하지 않고는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예외규정 적용이 가능하지만 신세기통신은 현재 2년 연속 당기
흑자를 달성하고 있고 통신관련 주가의 상승으로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경우와 구별돼야 할 것이다.
< pyohk@laza.snu.ac.kr >
-----------------------------------------------------------------------
*본란의 내용은 한경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
미국 경제는 올해에도 2~3%의 안정적 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런 근거는 그린스펀 연방준비은행(FRB) 의장이 재임명됨으로써 그가 미국
경제의 과열상태를 방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급속한 경기하강도 경계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나스닥주가가 하향 조정국면을 띠고 있는 것은 투자가들이 이미 그린스펀이
의도하고 있는 미국경제의 연착륙시도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지난 6~7년간 동아시아의 경제위기와 최근의 유가상승등 악재를 딛고
성장을 계속해온 미국경제의 이면에는 미국 통신산업의 눈부신 발전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 지식기반산업인 통신산업은 IBM 인텔등 컴퓨터 하드웨어산업의 최대
수요산업으로 등장했을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메리카온라인(AOL)
아마존등과 같은 거대한 소프트웨어.인터넷 비즈니스의 후방산업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대외통상협상에서 좀체 양보하지 않는 부문이 있다면 바로 이 통신
산업이다.
그 이유는 통신산업이 전후방 연관효과가 엄청나게 클뿐만 아니라 일종의
투자선점효과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일본이나 한국의 통신시장개방을 10여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해온
미국이지만 통신서비스시장 자체에 침투하기는 쉽지 않았다.
통신시장의 속성상 외국투자자의 경우 국내통신업체의 인수.합병에 의해서만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뿐 외국업체가 직접 영업에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같은 서비스업이라 하더라도 금융 보험업과 달리 통신산업은 광범위한
통신망.기지국설비 등 인프라가 먼저 구축돼야 한다.
지난 2년간의 격심한 IMF위기에서도 한국의 통신장비산업과 통신서비스산업
은 효자산업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98년중 다른 제조업 전체의 생산증가는 7.6%에 그쳤으나 대표적 통신장비
인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장비생산은 무려 1백64%의 성장을 나타냈다.
IMF위기때인 97년말 7백만명에 불과했던 무선전화가입자수가 이제는 3배가
늘어난 2천1백만명에 달하고 있다.
상당한 부작용도 있었지만 SK텔레콤에 이어 신세기 및 PCS 3사등 신규진입에
의한 경쟁촉진의 결과 이제 한국경제에서도 통신산업은 여타 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국제경쟁력유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선도산업이 됐다고 평가할수
있을 것이다.
미국정부가 자국의 대표적 전략산업으로 지목하고 있는 미국 통신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경쟁정책", 즉 "독과점금지정책"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국내업체들간에 치열한 경쟁을 유도해 온 데 있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의 통신산업관련 독과점금지정책의 요체는
이종업종간 또는 수직적 M&A를 고취시키는 반면 동종업종 내에서의 수평적
M&A는 제한시킴으로써 광의의 산업간 경쟁성을 최대한으로 보장시키려는 데
있다.
즉 궁극적인 M&A허용의 판단기준을 보통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게 되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출현을 억제하고 대신 지배력이 약한 과점사업자의
M&A나 이들 과점사업자와 여타 관련산업체간의 M&A는 북돋우는 방향으로
전개돼 왔다.
예를 들어 AT&T(장거리전화 1위)와 TCI간 결합에서 TCI가 보유하고 있는
스프린트사(3위)의 지분매각 처분을 요구한 것이라든가 MCI(2위)와 스프린트
간 합병에 대해 미연방통신위원회는 결합 후 1,2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80%를 초과할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호주에서는 Optus (2위)가 AAPT(3위)인수를 시도하였으나 호주 경쟁.소비자
위원회에서 거부되었다.
일본에서는 지배적 사업자(NTT Docomo, 57%)의 시장지배력에 대항하기 위한
DDI와 IDO의 합병으로 27%의 시장점유율을 갖는 것은 경쟁촉진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국 이동통신시장의 지배력을 작년 12월22일 현재 기준으로 보면 SK텔레콤
(43%) 한통프리텔(18%) 신세기(14%) LG(13%) 및 한솔(11%)순이라고 한다.
따라서 SK와 신세기의 합병은 가입자 시장점유율에서 57%, 매출액
시장점유율에서는 60%의 시장지배자를 출현시킴으로써 공정거래법(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는 기업결합의 금지조항, 제4조 및 제7조)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회생불능 상태의 회사가 기업결합을 통하지 않고는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예외규정 적용이 가능하지만 신세기통신은 현재 2년 연속 당기
흑자를 달성하고 있고 통신관련 주가의 상승으로 현대자동차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경우와 구별돼야 할 것이다.
< pyohk@laza.snu.ac.kr >
-----------------------------------------------------------------------
*본란의 내용은 한경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