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금리를 중심으로 국제금리가 급등했으나 주가상승세는 이어졌다.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한주 동안 15 bp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다우존스지수는 2백포인트 이상 올랐다.

보통 금리와 주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통념이다.

그 이유로 세 가지 요인을 들고 있다.

첫째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늘어나 증시에 악재로 작용한다.

둘째 채권과 주식은 대체 가능한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증대돼 주가는 하락한다.

셋째 주식의 현재가치는 주가에 국채금리를 할인한 값이다.

자연 금리가 오르면 주식의 현재가치는 떨어진다.

이러한 금리와 주가간 부의 관계가 지난해 이후부터 흐트러지고 있다.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미국의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백60 bp 상승했으나
다우존스지수는 오히려 27.6% 올랐다.

같은 기간중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백68 bp 상승했으나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닥스지수는 무려 42.7%나 급등했다.

주식가치 평가이론대로라면 이같은 현상은 두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하나는 주식의 미래가치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투자자들의 주식보유에 따른 위험요인이 줄어들 때 금리와
주가간 부의 관계는 흐트러진다.

실제로 지난해 이후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전세계 기업들의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 회복을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첨단기술업종이
주도함에 따라 물가부담이 줄고 있다.

바로 이 점이 금리와 주가간 부의 관계를 흐트러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같은 현상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금년에도 미국기업은 15%, 유럽기업은 17.5% 정도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식보유에 따른 위험도 다른 대체 투자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년에도 금리가 다소 부담되더라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금리와 주가간 정의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년에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3%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의 수익개선폭도 금융위기라는 과도기가 지나면서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낙관 일변도에 몰려 있었던 투자심리도 점차 흐트러지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첨단기술 업종의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아메리카 온라인(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사례에서 보듯 새로운
기업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노력들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주가와 금리간 정의 관계가 유지되는 국면을 연장시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2월1일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회의가 열린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도 이번 회의결과에 쏠려 있다.

현재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으나 아마도 그린스펀 의장은 주가와
금리간 정의 관계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금리인상폭을 놓고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초 들어 국내 금융시장은 모든 금융가격변수가 주가와의 동조화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주가가 불안하면 환율변동폭도 커지고 있다.

불행히도 국내 주가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해외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데다 대내여건도 안좋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주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제3기 경제팀의 첫 과제는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최근의 국제금융시장 동향과 그린스펀의 과거 행적을
잘만 살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