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코리아 2000] 제1부 : (10.끝) '대만, 과기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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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과기도의 꿈 - 신주 ]
"과학기술의 섬(과기도)".
대만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플래카드다.
경상남북도를 합친 넓이만한 대만섬 전체를 하나의 과학기술기지로 만들겠다
는 범국민적 슬로건이다.
이 "과기도"의 꿈을 이루는 심장부가 바로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주(신죽)과학산업단지"다.
타이베이에서 남서방향으로 자동차로 1시간 반쯤 달리면 신주가 나온다.
이곳은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대만의 관문항만인 기륭항과 타이중항과 2시간 거리안에 있고 쑨원고속도로
가 단지를 관통한다.
북부 제2고속도로, 남북간선철도와도 연결돼 사통팔달이다.
이 신주단지가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몰아닥쳤을 때에도 대만경제를 끄덕없이
지켜낸 일등공신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20~30년전까지만해도 바나나 수출국가였던 대만을 일약 하이테크 국가로
탈바꿈시킨 원동력이 이곳에서 나왔다고 대만 국민들은 스스로 믿고 있다.
행정원 직속으로 대만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과학위원회도 "하이테크
고부가가치산업의 중요성에 비춰 볼 때 신주단지는 대만에서 가장 성공적인
발전모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의도의 약 2배 크기인 1백80만평규모의 신주단지는 전형적인 산.학.연
협동단지.
과학단지(Science Park)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연구소 대학 기업 주택가들이
여기저기 섞여 있어 산만하기까지 보이는 조그만 중소도시다.
그러나 이 단지의 운영시스템은 세계 어느 첨단과학단지보다 치밀하고
조직적이다.
신주단지에 입주, 연구기지를 설치한 기업은 현재 모두 2백89개.
이 가운데 대만기업이 2백41개이며 미국기업 31개, 유럽기업 6개, 아시아
기업이 11개다.
이들 기업은 모두 정보통신 광학기기 생명공학 등 이른바 첨단산업에 관련된
기업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신주단지관리국의 투자담당 옌(안종명) 조장은 "이곳에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나 연구소에 대해 첨단산업과 관련된 연구활동과 시험생산이 다른
기업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를 철저하게 심사한 뒤 입주를
허가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스탠포드대학이 있는 것처럼 신주단지에는 이공계에서
대만 최고를 자랑하는 두 국립대학인 청화대학과 교통대학이 있다.
또 한국의 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비슷한 성격의 첨단기술분야 싱크탱크인
ITRI가 단지안에 함께 있다.
이들 기업과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무려 7만9천여명.
단지안에서 우수한 인력이 자라고 이 인력이 연구소로 나가 기술을 개발한
다음 바로 옆에 있는 기업에서 상품화하는 식이다.
단지내 식당에만 가도 정보교환과 인력스카우트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신주단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학.연 협동의 한 사례를 들어보자.
단지내 정밀기기센터에는 19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있다.
이중 16명이 청화대학과 교통대학 출신이다.
연구원들은 다시 대학에 출강하고 이들 대학의 대학원생들은 연구보조원으로
활동한다.
당장 상품화가 가능한 프로젝트는 인근 관련기업과 공동으로 수행한다.
기업이 투자하기 힘든 장기적인 연구프로젝트는 연구원과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해 일반기업에게 이전하기도 한다.
대학 따로, 연구소 따로, 기업 따로인 한국의 연구개발 풍토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연구시설뿐 아니라 단지내에는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외국인학교 병원,
세관까지 설치돼 모든 행정.복지의 원스톱서비스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곳 연구원들은 그야말로 연구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다.
이런 자유스런 연구분위기는 신주단지가 주로 실리콘밸리에서 연구활동에
전념하던 대만 출신 해외 고급두뇌 2천6백여명을 단지내로 유치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또 단지내 기업의 40%를 창업할 정도로 신주단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잘 짜여진 산.학.연협동체제로 신주단지는 지난해들어 10월말까지 모두
1백58억5천5백만달러의 생산실적을 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88억6천만달러어치의 첨단상품들이 외국으로 수출
됐다.
대만정부는 섬남부 타이난에 1백90만평의 땅을 조성해 제2의 과학단지를
건설중이다.
이 곳 역시 중정대학, 금속공업연구센터 등 주변에 많은 대학과 연구소들이
있어 산.학.연협동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40개이상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중앙연구원의 정보과학연구소 멩창첸 박사는 "타이난 단지에는 반도체 등
기존 첨단산업 외에 TFT/LCD 기술, 광학기술, 농생물산업 등 신주단지보다
한층 고도화된 기술관련 기업들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만은 이들 과학단지를 배경으로 21세기에는 정보통신 영상 등 하이테크
산업을 포함한 제조 해운 항공 금융 등 6개 분야에서 아시아지역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신주(대만)=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
"과학기술의 섬(과기도)".
대만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플래카드다.
경상남북도를 합친 넓이만한 대만섬 전체를 하나의 과학기술기지로 만들겠다
는 범국민적 슬로건이다.
이 "과기도"의 꿈을 이루는 심장부가 바로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주(신죽)과학산업단지"다.
타이베이에서 남서방향으로 자동차로 1시간 반쯤 달리면 신주가 나온다.
이곳은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대만의 관문항만인 기륭항과 타이중항과 2시간 거리안에 있고 쑨원고속도로
가 단지를 관통한다.
북부 제2고속도로, 남북간선철도와도 연결돼 사통팔달이다.
이 신주단지가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몰아닥쳤을 때에도 대만경제를 끄덕없이
지켜낸 일등공신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20~30년전까지만해도 바나나 수출국가였던 대만을 일약 하이테크 국가로
탈바꿈시킨 원동력이 이곳에서 나왔다고 대만 국민들은 스스로 믿고 있다.
행정원 직속으로 대만 과학기술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과학위원회도 "하이테크
고부가가치산업의 중요성에 비춰 볼 때 신주단지는 대만에서 가장 성공적인
발전모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의도의 약 2배 크기인 1백80만평규모의 신주단지는 전형적인 산.학.연
협동단지.
과학단지(Science Park)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연구소 대학 기업 주택가들이
여기저기 섞여 있어 산만하기까지 보이는 조그만 중소도시다.
그러나 이 단지의 운영시스템은 세계 어느 첨단과학단지보다 치밀하고
조직적이다.
신주단지에 입주, 연구기지를 설치한 기업은 현재 모두 2백89개.
이 가운데 대만기업이 2백41개이며 미국기업 31개, 유럽기업 6개, 아시아
기업이 11개다.
이들 기업은 모두 정보통신 광학기기 생명공학 등 이른바 첨단산업에 관련된
기업으로 엄격히 제한되어 있다.
신주단지관리국의 투자담당 옌(안종명) 조장은 "이곳에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나 연구소에 대해 첨단산업과 관련된 연구활동과 시험생산이 다른
기업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지를 철저하게 심사한 뒤 입주를
허가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스탠포드대학이 있는 것처럼 신주단지에는 이공계에서
대만 최고를 자랑하는 두 국립대학인 청화대학과 교통대학이 있다.
또 한국의 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비슷한 성격의 첨단기술분야 싱크탱크인
ITRI가 단지안에 함께 있다.
이들 기업과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무려 7만9천여명.
단지안에서 우수한 인력이 자라고 이 인력이 연구소로 나가 기술을 개발한
다음 바로 옆에 있는 기업에서 상품화하는 식이다.
단지내 식당에만 가도 정보교환과 인력스카우트가 활발히 일어나고 있을
정도다.
신주단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산.학.연 협동의 한 사례를 들어보자.
단지내 정밀기기센터에는 19명의 박사급 연구원이 있다.
이중 16명이 청화대학과 교통대학 출신이다.
연구원들은 다시 대학에 출강하고 이들 대학의 대학원생들은 연구보조원으로
활동한다.
당장 상품화가 가능한 프로젝트는 인근 관련기업과 공동으로 수행한다.
기업이 투자하기 힘든 장기적인 연구프로젝트는 연구원과 대학이 공동으로
개발해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해 일반기업에게 이전하기도 한다.
대학 따로, 연구소 따로, 기업 따로인 한국의 연구개발 풍토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연구시설뿐 아니라 단지내에는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외국인학교 병원,
세관까지 설치돼 모든 행정.복지의 원스톱서비스체제를 갖추고 있다.
이곳 연구원들은 그야말로 연구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는 여건이다.
이런 자유스런 연구분위기는 신주단지가 주로 실리콘밸리에서 연구활동에
전념하던 대만 출신 해외 고급두뇌 2천6백여명을 단지내로 유치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들은 또 단지내 기업의 40%를 창업할 정도로 신주단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잘 짜여진 산.학.연협동체제로 신주단지는 지난해들어 10월말까지 모두
1백58억5천5백만달러의 생산실적을 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88억6천만달러어치의 첨단상품들이 외국으로 수출
됐다.
대만정부는 섬남부 타이난에 1백90만평의 땅을 조성해 제2의 과학단지를
건설중이다.
이 곳 역시 중정대학, 금속공업연구센터 등 주변에 많은 대학과 연구소들이
있어 산.학.연협동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40개이상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중앙연구원의 정보과학연구소 멩창첸 박사는 "타이난 단지에는 반도체 등
기존 첨단산업 외에 TFT/LCD 기술, 광학기술, 농생물산업 등 신주단지보다
한층 고도화된 기술관련 기업들을 집중 유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대만은 이들 과학단지를 배경으로 21세기에는 정보통신 영상 등 하이테크
산업을 포함한 제조 해운 항공 금융 등 6개 분야에서 아시아지역의 중심지가
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 신주(대만)=김광현 기자 k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