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재정경제부 장관을 수장으로 한 3기 경제팀은 "개혁성향"이라는
점에서 전임 강봉균 경제팀과 기본적으로 같은 칼라다.

따라서 금융과 기업의 구조개혁을 우선시하는 기존의 정책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임 경제팀에 비해 새 경제팀은 "관료적" 색채가 훨씬 탈색됐다는
평가다.

우선 팀장인 이 장관이 전임 강 장관과는 달리 오랜기간 민간부문에서
활동했다.

또 교수출신인 김영호 산자부 장관과 토지공사에서 잔뼈가 굵은 김윤기
건교부 장관이 경제팀에 합류한 점도 탈관료화를 예상케 한다.

이에따라 새 경제팀은 시장에 보다 밀착된 정책을 펼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팀 내의 팀워크에 대해서도 일단은 낙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팀의 주축인 진념 기획예산처 장관과 이기호 수석이 유임이 된데다
이용근 금감위원장도 부위원장으로 이헌재 장관과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
이다.

또 재경부장관의 부총리 승격이 예정돼 있어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의장으로
무리없이 정책조정 기능을 발휘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장관이 경제총리로 불리는 박태준 신임총리와의 교감도가 높은 점도
정책조율 역량을 강화시켜 주는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 이 장관의 "전공" 분야인 금융정책에서는 일사불란한 정책조율을
기대해 볼만 하다.

팀워크 면에서 한가지 걸리는 부분은 진 장관이 고등고시 행정과 14회로
행시 6회인 이 장관보다 선배라는 점이다.

이 장관이 진 장관의 존재에 부담을 느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서는 진 장관이 포용력이 넓은 성품이어서 큰 문제가 없다는 시각
도 있다.

이밖에 이 장관이 비금융분야에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새로 경제팀에 합류한 김영호, 김윤기 두 장관이 행정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도 지켜 봐야 할 부분이다.

특히 생산적복지 및 지식기반경제 체제 구축 등 새로 부각된 과제들이
예산상의 뒷받침과 좀더 폭넓은 부처간 협조가 필요한 것들이어서 앞으로
이 장관의 정책조율 능력이 주목된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