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사의 매도공세는 일단락됐는가"

10일 투신사들의 매도규모가 급감하자 증권가에선 이같은 얘기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해말 이후 하루평균 1천억원가량의 매도위위를 지속했던 투신권은 이날
5백1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데 그쳤다.

증권업계는 투신권 매물의 주된 원인이었던 스폿펀드의 만기물량이 거의
처리됐다는 점에서 향후 투신의 매물압박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도 이같은 전망이 큰 도움이 됐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지적했다.

하지만 투신사들은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95%로 확대되는 오는 2월8일까지는
공격적으로 매수에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대량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현금을 어느정도 확보해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투신사의 수급상황을 진단해본다.

<>스폿펀드 청산물량은 해소 =현대투신 한국투신등 대형 투신사들의 만기가
임박한 스폿펀드는 지난주를 고비를 거의 정리됐다.

투신협회에 따르면 투신사중 가장 많은 스폿펀드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투신
의 경우 이번주(10-16일) 만기도래하는 스폿펀드는 설정액 기준으로 2천6백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신 5백억원, 대한투신 2백50억원을 포함해 대형 3투신사의 금주
만기물량은 3천억원에 불과하다.

주식편입비율을 평균 40%라고 가정할 경우 실제 매물은 1천2백억원에
불과하다.

다음주(17일-23일)에 만기가 도래하는 3투신의 스폿펀드 규모는 1천억원으로
극히 미미하다.

투신사의 악성매물은 이번주가 마지막이며 다음주부터 완전 해소된다고 할
수 있다.

최대문 현대투신운용 이사는 "스폿펀드가 집중적으로 설정된 것은 지난해
6월말부터 7월초까지였다"면서 "만기가 6개월인 점을 고려하면 1월 10일을
고비로 청산물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투신의 경우 지난 10일까지 만기가 도래한 스폿펀드규모는 8천3백억원에
달했다.

지난해말과 올해초 투신권이 집중적인 매도에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됐다.

<>공격적인 매수는 힘들 듯 =두가지 이유가 꼽힌다.

첫째 가입후 6개월이 지나 중도환매수수료가 면제되는, 즉 사실상 만기
도래한 펀드가 이달에만 10조원(지난해 7월에 유입된 자금)에 달한다는
점이다.

물론 스폿펀드처럼 한꺼번에 매물화되지는 않지만 주가가 오를 때마다
환매신청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잠재매물로 남아있다.

대신 신규자금 유입은 아직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둘째 오는 2월8일 대우채권 환매비율이 95%로 확대되는 것에 대비해
지금부터 서서히 현금을 확보해야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주식매수 여력을 줄어들게 된다.

대우채 환매비율이 50%에서 80%로 확대된 지난해 11월10일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할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미 95%를 내주고 있는데다 정부가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실제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