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 초반부터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리고 있다.

주가 채권값 원화가치등 금융시장의 주요 가격변수는 3일째 약세를 보였다.

이에따라 이같은 트리플 약세가 장기화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설이후 나스닥지수가 연일 폭락하고 있는데다 아시아지역의
주요 국가에서도 트리플 약세가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엔화가치는 달러당 105.60엔으로 7주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대만의 가권지수도 폭락약상을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걷히지 않았고 국제 금융시장의
동조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을 들어 상황을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물론 트리플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 미국 금리와 주가가 최대 변수 =국내 금융시장이 트리플 약세를 보이는건
지난 5일 미국의 금리인상설에서 비롯됐다.

미국은 2월초께 금리를 올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상폭은 0.25%포인트 내지 0.5%포인트 정도로 거론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은 외자가 유출되고 수출이 감소하는 등의
타격을 받게 된다.

주가와 원화가치의 약세는 이같은 기대심리를 미리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한국 금융시장이 미국 증시에 지나치게 과민 반응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세계 증시가 동조화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
이지만 모든 투자판단의 단초를 미국 증시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
했다.

<> 국내 금융시장의 내부여건은 양호 =금리가 오르고 원화가치가 불안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내부에선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

정명창 한은 금융시장국장은 "지표금리가 실세화되는 과정"이라고 현재의
상황을 진단했다.

작년말의 경우 연 10.3%~10.4% 수준에서도 거래없이 호가만 나왔지만
요즘에는 10.2%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원화가치도 마찬가지다.

원화가치는 외환시장의 달러화공급 우위를 바탕으로 줄곧 절상흐름을
타면서 최근 달러당 1천1백20원대까지 올라섰다.

7일에는 한때 1천1백50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조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문성진 산업은행 딜러는 "미국의 금리인상 요인이 시장에 충분히 흡수될
내주부터는 원화가치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혁 씨티은행 차장도 "더이상 달러화를 사야할 이유가 발견되지 않는다"
고 설명했다.

<> 방심은 금물 =전문가들은 현재의 트리플약세를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주가폭락 사태는 순식간에 전세계를 강타했지만 유럽의
경우 유로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진정되는 모습이었다.

반면에 아시아 지역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대해 국제금융센터는 "아시아 국가들이 다시금 긴장의 도를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장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금리와 국내금리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며 "외채축소 및 외환보유액 확충 등 대외신인도를
회복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