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이는 물가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투자활동까지 왕성해질 경우 인플레이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은행은 명목 GDP(국내총생산)를 M3(총유동성)으로 나눠 계산하는 M3
유통속도 변동률은 1999년 4.4분기중 2.7%를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M3 유통속도 변동률은 장기추세적으로 마이너스 6~7% 수준을 나타냈으며
1998년 4.4분기에는 마이너스 16.1%를 기록하기로 했다.

1999년중에는 <>1분기 마이너스 14% <>2분기 마이너스 6.9% <>3분기
마이너스 0.3% 등으로 높아져 왔다.

한은 관계자는 "실물경제 수준을 유지하는 돈의 양이 적으면 유통속도가
빨라진다"며 "이로인해 국민들은 유동성이 풍부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유통속도가 변하는 것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으나 속도 자체가 빨라진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부담을 주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또 M3의 구성에서도 통화성이 강한 1년이내 단기금융자산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M3중 단기수신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6월 27.2%였다가 1999년
10월에는 32.2%로 올라선 상태다.

그만큼 언제라도 찾아쓸 수 있는 피부유동성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단기 대기성 자금이 주식시장을 거친 후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부동산투기 재연 등으로 경제안정의 기반이 동요될 우려가 있다는게 한은의
시각이다.

투자 소비 등 실물경제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은행권 통화(M2 및 MCT+)
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12월중 M2(총통화) 증가율은 28.4%로 99년 5월(30.6%)이후 가장 높았다.

또 MCT+ 증가율은 12.1%로 98년 1월(12.6%)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은 관계자는 "돈이 도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금융상품간의 자금이동이
활발해진데 따른 것이지만 실물투자 활성화에 맞물리면 물가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