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 국제금융시장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역시 지난해에 이어 전제가 되는 것은 해지펀드를 비롯한 국제투기자금들의
활동이 재개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지난해에는 국제투기자금들의 움직임이 많이 위축됐다.

90년대 이후 가장 활동력이 떨어진 한 해로 평가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활동력이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금, 원유를 매개로 한 상품투기에 잇달아 성공했기 때문이다.

금년에는 이러한 투기자금들이 어디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을지 궁금하다.

물론 대부분 국가들은 투기자금에 대한 대항력이 높아진 상태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인식이 높아졌고 각종 인프라도 많이 확충됐다.

참고로 모리스 골드스타인의 위기진단 지표로 볼 때 터키, 남아프리카
공화국, 일부 중남미 국가에서 위기가능성이 남아 있을 뿐이다.

국제외환시장에서는 "1달러=1유로=1백엔"의 등가(parity)시대가 지속될 수
있느냐가 가장 관심이 되고 있다.

특히 이 문제는 그동안 21세기 통화제도로 논의돼온 3극 통화체제의 도입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 미국.일본.유럽의 경제여건, 국제간 자금흐름, 정책요인을 감안하면
그 가능성이 비교적 높은 상황이다.

국제금리는 금년에는 선진국, 개도국 가릴 것없이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연준리(FRB)가 첫 회의를 갖는 2월초부터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처럼 동조화가 보편화된 상황에서는 미국의 금리가 인상될 경우 여타국
의 금리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비롯한 개도국들도 금리상승압력이 누적된 상태이다.

국제기채시장에서는 당분간 유로화 시장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화 가치는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금리가 낮은 데다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채권시장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위기국을 중심으로 개도국들의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접근이
눈에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시장중 가장 돋보인 세계 증시는 금년 하반기부터는 전세계적
으로 거품논의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까지는 "1월 효과"(새해를 맞아 주식매입이 늘어나는 현상)과
"제2의 유동성 장세"로 주가상승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지금까지 지속돼온 주가상승국면이 유동성 장세의 성격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금리가 부담이 된다면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경제실적이 받쳐 주느냐가 관건인데 현재로서는 어느 정도의 주가조정
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간 자금흐름은 지난해 눈에 띤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으로의
"U턴" 현상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하반기 이후 대체시장으로 부각될 동유럽, 중남미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투자수단별로는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년에 국제금융시장의 현안으로는 역시 중국의 위안화 절하문제와 미국
증시의 붕괴가능성을 들 수 있다.

다행히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침체된 경기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은 인터넷과 같은 첨단기술업종의 성장세가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금융기관의 대형화.겸업화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해 미국에선 은행, 증권, 보험기관간의 겸업화를 골자로 한
"글라스-스티겔 법안"이 폐지됐다.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망을 이용한 사이버 거래가 보편적인 금융관행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