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귀울림증)은 귀에서 "삐" 소리가 나거나 딱딱거리는 소리, 웅웅거리다
피식 바람빠지는 소리 등이 들리는 증상이다.

소리가 전달되는 경로의 어딘가에 이상이 생기면 증세가 나타난다.

이명은 복잡한 원인에 의해 생기므로 진단과 치료가 그만큼 어렵다.

소음성 난청, 청각기관에 독성을 띠는 약물의 장기복용, 청신경에 생긴
종양 등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중이염과 같은 귓속질환, 노인성 난청, 고혈압, 빈혈, 알레르기, 스트레스,
뇌질환도 이명을 일으킬수 있다.

중이 근처의 혈관이 기형일 때는 박동성 이명이 생길수 있다.

이명을 일으키는 원인이 뚜렷한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면 수술과 약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만성적이고 심리적인 영향에 따른 이명은 치료법을 찾기 어렵다.

전병훈 인제대 서울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차폐음향과 환자가 가장
선호하는 음악을 휴대용 카세트 테이프로 듣게하는 차폐치료법으로 이명
증상을 크게 개선하고 있다.

이 치료는 외부에서 소리를 들려줘 이명을 인지하는 신경활동을 둔감하게
만들어 환자가 이명을 못느끼게 하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로 환자의 심리가 편안해지도록 도와주고 수개월 후에는 이명을
완전히 느끼지 못하게 해준다.

전 교수는 2년6개월전부터 6백여명의 환자에게 차폐치료를 실시, 환자의
40%에서 증상이 3분의 1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거뒀다.

전 교수는 이 정도라도 상당한 성적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은 뾰족한 치료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명환자가 느끼는 이명 소리와 가장 가까운 소리를 찾기 위해
1천여종의 진단및 치료용 음향을 개발했다.

이를 토대로 A(중저음의 클래식음악) B(무난한 대중가요 및 팝송) C(고음의
클래식음악) 등 3종의 차폐치료용 음악테이프를 제작했다.

전 교수는 지난 7년동안 양측 귀에 매미소리와 물 흘러가는 소리와 비슷한
귀울림을 호소하는 76세의 환자에 대해 차폐치료를 실시했다.

이 환자는 주파수폭이 넓은 백색잡음에 차폐가 잘됐고 빠르게 흐르는
물소리에 가장 편안함을 느꼈다.

전 교수는 백색잡음과 물소리를 녹음, 환자가 이명을 느끼지 않는 최소음
보다 10dB 높은 음량으로 수시로 듣게해 한달후에는 이명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었다.

이와함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용 음악테이프중 하나를 듣게 했다.

그 결과 거의 완벽하게 이명이 사라졌다.

전 교수는 "이명환자중 차폐치료가 가능한 경우는 절반에 해당한다"며
"불가능한 경우에는 약물치료나 전기자극치료법을 찾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청력이 너무 약하면 기존치료로는 효과를 거둘수 없다"며 "이달 중순
부터 이런 환자를 대상으로 고막이나 달팽이관에 인접한 청신경을 전기자극
하는 치료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