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류업체들이 올해 신규 브랜드를 대거 시장에 내놓는 등 공격경영에
나선다.

특히 업체별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전사적 차원에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IMF(국제통화기금)사태 이후 내실경영을 해오던 의류업계가 다시
과당경쟁에 휘말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MF 사태 이후 사업성이 떨어지는 브랜드를 정리하고
재고를 줄이면서 외형보다 내실을 추구해온 패션.의류업체들은 올해 새로운
브랜드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LG패션은 신사복과 캐주얼 부문에서 각각 1개씩 2개의 새 브랜드를 S.F
(여름.가을)시즌부터 내놓을 계획이다.

신사복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되살아나고 있는 수요를 감안해 고가의
명품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캐주얼 브랜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였던 캐주얼 부문을
강화하는 교두보로 활용키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디자인 생산라인 브랜드명 등을 1.4분기중에 마무리 짓고
빠르면 하반기부터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도 2월께 캐주얼 분위기가 나는 신사복 ''엔트로 갤럭시''를 내놓기로
했다.

벤처기업 취업자나 프리랜서 등 젊은층을 목표로 한 브랜드라고 회사측은
말했다.

여성복 전문업체들도 사업영역 확대를 선언하고 나섰다.

한섬은 자신들의 숙녀복 브랜드 "타임"을 주로 입던 고객들이 이제 30대
주부로 바뀜에 따라 타켓층 차별화를 시작했다.

신사복 구매는 대부분 주부들이 결정한다는 점에 착안, "타임옴므"란 신사복
을 내놓기로 했다.

숙녀복 전문 메이커인 대현도 골프복 전문 브랜드를 준비중이다.

주요 고객들이 사회 전문직으로 활동중인 만큼 골프웨어를 출시할 경우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골프웨어는 상당수의 중소 업체들이 새로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대할 채비를
차리고 있다.

웅비통상은 "오마샤리프"란 브랜드를 새로 내놓을 계획이다.

에벤에셀코리아는 "발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금강제화는 "PGA투어" 매출액을 지난해 3백억원에서 올해 5백억원으로 늘려
잡았고 화경실업은 "링스"를 1백% 신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나산도 신규 브랜드 1개를 준비중이며 중소 여성복 업체들 가운데
상당수가 브랜드 출시 경쟁에 합류할 전망이다.

코오롱상사는 매출은 적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브랜드를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브랜드별로 운영하던 판촉.광고기능을 한데 모아 출범한 F.S(패션.스포츠)
마케팅팀이 이 역할을 맡는다.

회사측은 "사업부별 인센티브제인 BOSS 때문에 매출이 적은 브랜드는
전략적 육성이 어려웠다"며 "통합 마케팅팀을 통해 "헨리코튼" "1492MILES""
캐서린 햄넷" 등을 집중 육성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의류업체들의 사업 확대는 경기 회복세를 나타내는
징후"라면서도 "그러나 과당경쟁으로 이어져 그동안 애써 쌓아온 내실경영
기반이 흔들리는 사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박기호 기자 kh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