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 첫해인 올해 국내 증시에는 1-2조원 규모의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순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규모가 많게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따라서 외국인들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주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한국이 홍콩 대만 싱가포르와 함께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탄탄한 주가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점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1조~2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내내 소문만 무성했던 "한국의 FT지수 편입"도 새해가 시작된 뒤 많은
시간이 흐르기 전에 성사될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
해준다.

다만 한국의 종합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은데다 21세기 성장산업으로
부상한 정보통신관련주의 주가가 큰폭으로 상승한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싯가총액이 전체 싯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달했다는 것도 외국인자금의 추가유입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규자금 유입보다는 높은 수익을 낸 종목을 팔고 저가블루칩을 매도하는
교체매매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해 동안 유입될 외국인의 주식자금 규모가 작년과 비슷한
1조~2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신우 현대투자신탁운용 수석펀드매니저는 "작년 4.4분기부터 국제투자자금
의 아시아매수(Buy Asia)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글로벌펀드에서 작년말에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볼 때 외국인주식자금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남우 삼성증권 이사도 "유럽의 기관투자가들중 상당수는 FT지수를 투자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어 한국이 FT지수에 편입될 경우 생명보험같은 장기
안정적 자금이 대거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이사도 "외국인들이 작년말에 휴가도 가지
않고 9천5백억원이나 순매수한 것은 한국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코스닥시장으로 외국인자금이 상당히 유입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는 "외국인이 99년 11~12월중에
3조3천억원어치나 순매수한 것은 올해 1.4분기를 겨냥한 선취매였다"며
"총선이후에는 주가가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 외국인이 많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FRB가 올해초부터 긴축정책을 펼 것"이라며 "미국금리가
인상될 경우 나스닥시장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은 지난해 1조7천66억원(거래소시장 1조5천1백62억원, 코스닥
시장 1천9백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IMF 위기가 있었던 97년의 4천2백40억원보다 4배나 늘어난 규모이나 98년의
5조7천2백34억원보다는 70.2%나 줄어든 규모다.

다만 유상증자에 참여한 자금등을 포함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순유입액은
51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