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들이 밀레니엄 경영전략 구상에 골몰하고 있다.

기업 경영 승부처가 e(전자)비즈니스와 생명공학 디지털 등 새로운 사업군
으로 옮겨가면서 경영의 근본틀을 흔들고 있어 총수들의 올해 신년 구상은
예사롭지 않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은 새천년의 첫날을 금강산에서 맞는다.

정 명예회장은 금강산에서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게 된다.

특히 남북경협사업이 초기단계를 넘어선만큼 내년부터는 금강산개발사업과
서해안공단사업을 본격화해 통일의 기틀을 더욱 단단히 다져나가겠다는게
정 명예회장의 구상이다.

정 명예회장의 금강산행에는 정몽헌 회장도 함께해 현대건설의 밀레니엄
전략세미나를 주관한다.

30일 동해항을 떠나는 정 명예회장은 내년 1월 2일 귀환한다.

정몽구 회장은 특별한 외유 일정이 없다.

그는 요즘 현대.기아자동차를 세계 7대 메이저로 올려놓기 위한 중장기
구상에 여념이 없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미국에서 새해를 맞는다.

평소 일본에서 신년구상을 하던 이 회장이 미국에서 신년을 맞기로 한 것은
미국의 디지털 혁명을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전언.

이 회장은 텍사스주 오스틴의 현지 반도체 공장을 방문하는 외에도
실리콘밸리의 인터넷 정보통신 관련 업체 경영자 및 학자들과 환담하며
뉴 밀레니엄 경영전략을 구상할 예정이다.

구본무 LG 회장은 자택에서 신년 구상을 한다.

그는 21세기 핵심 승부사업인 통신 생명과학 디지털 등 사업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손길승 SK 회장과 최태원 SK(주) 회장은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문제)"
종합대책을 진두지휘하며 새해를 맞는다.

손 회장은 30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종로구 서린동 SK 신사옥 35층에 있는
Y2K 종합상황실을 진두 지휘할 계획이다.

특히 31일에는 오후 6시부터 1월 1일 아침까지는 최 회장과 함께 종합상황실
에서 Y2K 진행상황을 점검하며 신사옥 36층 옥상에서 직원들과 함께 신년
해맞이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효성 조석래 회장은 내년 1월 1일 오전 임원들과 신년 하례식을 갖고 경기
벽제 선산을 찾는 등 국내에서 차분한 새해 맞이를 한다.

대림 이준용 회장은 이집트와 이란 등 중동 지역 해외 건설 현장을 둘러본뒤
이번 주중 귀국, 연말 연시를 국내에서 보낼 계획이다.

동양 현재현 회장은 이미 미국으로 출국, 뉴욕 현지 지사를 방문하는 등
해외일정을 보내고 있으며 코오롱 이동찬 명예회장도 미국 등지에서 내년
2월까지 머물 예정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