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고려시멘트(주)가 새천년을 맞아 부활의 나래를 편다.

지난 95년 IMF경제위기가 오기도 전에 부도로 쓰러졌던 고려시멘트는
29일 오후 3시 광주시민회관에서 창사이래 첫 노사화합잔치인 "새천년
고려가족 한마당" 행사를 열고 재기를 다짐한다.

전남 장성과 광양 강원 삼척의 3개공장 3개계열사 근로자와 가족 1천여명이
참여하는 이날 행사에서는 새천년 무궁한 발전과 상승에 대한 염원을 담은
고려시멘트 새천년 심벌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로써 호남지역 제조업을 대표해온 고려시멘트의 "지구표"는 30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됐다.

고려시멘트는 올해 매출 1천억원에 순이익 1백50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 중 1백억원은 1천6백억원대에 이르는 부채를 갚는 데 썼고 나머지는
종업원 임금인상에 썼다.

지난 9월 임금협상때 2년연속 임금동결 합의를 깨고 회사측이 4%의
임금인상을 종업원들에게 보답으로 되돌려줬다.

회사의 앞날이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폭발적인 복지개선
요구까지 겹쳐 몇차례 파업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회사갱생이라는 공동의
목표아래 4년째 이어지는 무분규기록이 재기를 다지는 밑거름이 됐다는 게
회사측의 판단이다.

그동안 소모성 예산지출을 엄격히 규제해온 광주지법이 이번 행사에
대해서는 흔쾌히 예산을 승인한 것도 법정관리기업에 대한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고려시멘트 오동섭 회장은 "고려시멘트가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법정관리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노사화합"이었다며 "이번 행사는 회사의
완전한 갱생을 위한 노사의 기원을 담은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