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떤 "창투사"에서 자금을 끌어들이느냐보다 어떤 "벤처 캐피털
리스트"로부터 투자받느냐에 따라 벤처기업의 성패가 갈리는 시대입니다.
"돈"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투자 방향이 바뀔 때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
모두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정성인(41) 인터베스트 부사장.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지난 81년 한국종합기술금융(KTB)에 공채 1기로
입사한 후 지금까지 창투업계에 몸담아 온 1세대 벤처캐피털리스트다.

KTB에서 전자팀 화학팀 기획부 등을 거치며 아토 카스 등 다양한 업체에
투자한 것은 물론 메디슨 미래산업 등의 사후관리도 담당해 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97년엔 당시 공기업이었던 KTB에서 신설 창투사인 현대기술투자로 자리를
옮겨 뛰어난 심사력을 발휘, 현대기술투자를 급성장시키는 데 공헌했다.

인성정보 태산엘시디 등 벤처기업에 활발한 투자활동을 벌인 것을 비롯,
작년에는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신기술보육(TBI)사업 기술분과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돼 TBI 입주 희망업체에 대한 심사도 맡았다.

올 3월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내 TBI 입주 대상업체와 기술평가 대상
업체에 대한 심의도 맡는 등 업계에서 탁월한 분석력과 판단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신설 창투사인 인터베스트(대표 이용태)로 옮긴 정 부사장은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독립성"을 강조하며 "창투사가 아닌 벤처캐피털리스트가
주축이 돼 펀드를 운용한다"는 신념을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바로 "네트워크"라고.

그는 그런 면에서 인터베스트가 최상의 조합을 이룬 창투사라고 강조했다.

인터베스트는 SK상사와 동아상호신용금고가 자본금의 75%를 출자한
벤처캐피털.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지만 SK상사는 투자기업에 대해 수출지원과 법무 회계
재무 물류관리 등 경영 노하우를 제공한다.

동아상호신용금고는 자금조달을 도와 벤처 투자를 다각도로 지원한다.

인터베스트의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이를 바탕으로 창업 전후에 있는 사업
초기 단계의 벤처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그는 "투자업체의 본질가치를 증대시키기 위해 철저한 사후관리를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흐름을 미리 읽어 투자기업에 앞으로의 기술 발전 방향까지 제시해
준다는 것.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지 두 달이 채 안됐지만 지금까지 선양테크
DVS코리아 피앤씨테크 등 무려 10군데에 투자했다.

창투업계는 물론 산업계의 동향과 네트워크를 제대로 꿰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정 부사장은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단순히 회사를 시장에 내놓는 유통업자가
아니다"며 "기업의 가치를 창조해 회사를 성장시키는 "서비스"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02)551-7340

< 이방실 기자 smil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