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대선 당시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를 지지했던 박찬종 전의원이
1년4개월여의 일본 게이오대학 방문연구원 활동을 마치고 신년 초 귀국,
국내 정치무대에 복귀한다.

박 전의원은 지난 26일 도쿄 시내 한 호텔에서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1월
중.하순께 귀국해 부산에서 16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의원은 정치 재개여부를 놓고 상당기간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났다.

지난해 8월부터 게이오대에서 공부하면서 일본의 경제학자들이나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온 박 전의원은 "한국경제의 앞날이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내에서는 정치인들이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등 "국가적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자신이 제도권 정치로 재진입하는 것을 망설여 왔다는
것이다.

또 자신이 이인제 후보를 지지해 김대중 후보가 당선됐다는 식으로 "감정"만
앞세워 비난하는 유권자들의 인식이 남아있어 정치 재개를 결심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박 전의원은 그러나 대중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정치를 완전히 그만둘 수는
없다는 자신의 생각과 주변인사들의 끈질긴 권유로 총선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전의원은 한나라당 이 총재와의 제휴 가능성과 관련, "정권교체를 위한
집권대체세력의 형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누구와도 힘을 합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의원은 자신의 한나라당 재입당과 관련해 이 총재측과 물밑 접촉이
진행 중이라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그는 다만 "국정 난맥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김영삼 전대통령과 이회창
총재는 힘을 모아야한다"고 말해 야권연대가 성사될 경우 자신도
가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출마지역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옮기게 된 배경에 대해 박 전의원은
"인물이나 정책을 떠나 DJ냐 반DJ냐 하는 식으로 선거전이 전개될 서울보다는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돼 정치에 입문하게된 부산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심판을 받아 보기로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 측근은 "박 전의원은 현단계에서 한나라당 이 총재와의 제휴보다는
YS진영과의 연대에 비중을 두고 있고 내년 총선을 통해 부산.경남을 주축으로
세를 형성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도쿄=박정호 편집위원 jh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