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싯가총액이 1백조원을 돌파했다.

27일 코스닥시장 싯가총액은 지난주 금요일보다 5조3천6백76억원 증가한
1백3조4천4백12억원을 기록, 사상처음으로 1백조원대를 넘어섰다.

이는 증권거래소시장의 싯가총액(3백41조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해말 7조8천억원수준이던 싯가총액이 1년여만에 1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싯가총액이 단기간에 급증한 것은 무엇보다 등록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스닥지수는 연초에 견주어 2백40% 가까이 상승했다.

도양근 코스닥증권시장(주)대리는 "특히 새롬기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첨단기술주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 싯가총액 증가에 한몫 단단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들어 신규등록이 대거 이뤄진 점도 싯가총액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올들어서만 1백61개사가 코스닥시장에 신규진출했다.

코스닥시장이 생긴이래 가장 많은 기업이 등록했다.

지난해 신규등록종목이 8개사에 지나지 않았던 것에 견주면 코스닥 등록이
말그대로 봇물을 이뤘던 셈이다.

특히 싯가총액규모가 36조에 달하는 한국통신프리텔을 비롯해 한솔PCS
서울방송 등 덩치가 큰 종목들이 시장에 많이 진출, 코스닥시장의 덩치를
키웠다.

코스닥시장이 활성화되자 등록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 것도
싯가총액 증가의 한 요인이다.

올해 유상증자규모는 3조5천7백52억원(1백8개사)이다.

지난해에 견주어 90.9% 늘어난 수준이다.

싯가총액 증가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3백개 이상의 기업이 등록을 준비중이어서 싯가총액은 당분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싯가총액 1백조원 돌파는 코스닥시장이 큰손들도 무시할 수없는 어엿한
시장으로 성장했음을 의미한다.

올 상반기까지만해도 유동성부족 등으로 기관이나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싯가총액이 1백조원이나 되는 시장을 더이상 무시할 수는 없다.

이에따라 내년에는 코스닥시장에서도 기관화 현상이 나타나는 등 시장이
질적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코스닥시장에서는 일반투자자 비중이 95% 수준으로 높아 주가가
작은 충격에 급등락하는 등 불안하게 움직였다.

김경신 대유리젠트증권 이사는 "증권거래소시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은 우선적으로 싯가총액 상위종목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싯가총액 상위종목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조성근 기자 trut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