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공장터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경기가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남동공단 반월공단 등 수도권 공단에서는 공장매물이나
임대물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와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다.

남동공단에 있는 태양공인중개사.

이곳에는 한달에 2백명이 넘는 사람이 공장을 임차하기 위해 찾아온다.

하지만 마땅한 공장을 찾지 못해 번번이 발길을 돌린다.

임대공장이 거의 없기 때문.

남동공단을 찾는 사람은 주로 50평에서 1백평규모의 소규모 공장을 찾는
경영자들.

기계나 금속가공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기 위한 것.

하지만 이 규모의 공장을 임대해주기 위해 내놓은 것은 10건정도에
불과하다.

턱없이 부족하다.

남동공단은 전형적인 중소기업형 공단.

3천54개업체가 입주해있다.

기계 1천3백30개사를 비롯해 전기전자 3백81개, 목재 종이 3백18개 등.

이들 업체의 가동률은 매월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월 71.7%에서 10월에는 77.2%로 높아졌고 이달에는 8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장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임대료도 급등해 지난해 평당 보증금 15만원에
월세 1만5천원에서 요즘에는 보증금 20만~23만원에서 월세 2만~2만3천원으로
올랐다.

33~53%나 오른 것이다.

이런 현상은 반월공단도 마찬가지.

1천3백여 중소기업이 모여있는 반월공단은 작년만해도 부동산중개업소에
1백건이 훨씬 넘는 임대공장이 나왔으나 요즘에는 10~20건에 불과하다.

게다가 공장을 찾는 사람은 대부분 50~1백평을 선호하고 있으나 나온 물건은
1백~4백평규모여서 공장구하기가 더욱 힘들다.

반월공단 부근 21세기공인중개사의 유인석 사장은 "1년전에 비해 임대료가
33~66%나 올랐다"고 말했다.

중소업계 관계자들은 경기가 살아남에 따라 임대공장 부족현상은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동공단 서정원 선광전기 사장은 "임대료가 외환위기 이전수준까지 이미
오른 상태"라고 말했다.

임도수 안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피부로 느끼지 못하던
공단내 경기가 하반기들어 급속히 살아나고 있다"며 "공장가동률이 올라가고
수출과 판매도 증가하고 있어 내년에는 공장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