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한동 고문이 내년 1월 중순 김종필 총리의 자민련 복귀시점에
맞춰 자민련에 입당하기로 했다.

김 총리와 이 의원은 24일 밤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만찬회동을 갖고 이
의원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고 총리실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따라 자민련은 김종필 명예총재, 이한동 총재 지도체제로 운영되고,
박태준 총재는 총리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조만간 한나라당에 탈당계를 제출, 김 총리가 총리직을 사임하고
당에 복귀하는 내년 1월15일을 전후해 자민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하는 자민련 후보들에 대한 측면
지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또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을 비롯, 보수세력들을 대거 영입해
"보수대연합"을 통해 내년 총선에 대비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문은 이날 밤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민련이 보수대통합의 밀알이
되고 정치구도가 보수와 진보 양대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데 김 총리와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고문의 탈당에 대해 "예상했던 일로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한 고위당직자는 "이 고문의 탈당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예고된 일"
이라며 "자민련행에 동조할 당내 인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김영구 김영진 전용원 의원 등이 이 고문의 계보모임인 "21 동지회"의
송년회에 참석하긴 했지만 대부분 모임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뜨는 등 이
고문과 동조하려는 세력은 거의 없다는게 이회창 총재측 분석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5선 관록의 이 고문이 그간 중부권의 "맹주"를
자임해 온데다 옛 신한국당의 대표위원을 역임했다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그의 탈당에 따른 손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이 고문이 단순히 자민련에 영입되는 것이 아니라 5.6공 세력은 물론
재향군인회, 이북 5도민회, 새마을 관련조직 등의 동반합류를 모색하고
여기에 일부 명망가와 한나라당내 계보 의원들마저 끌어들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특히 내년 공천을 앞두고 총재 측근 위주로 이뤄지는 공천에 반발해 수도권
유력인사들이 동반탈당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