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을 뜬눈으로 새운 날
바람부는 새벽에
나는 마지막 안간힘을 다하는
별처럼 외롭다

닭소리라도 들렸으면

주여 오늘 이 외로움은
사치입니까
교만입니까

호인수(1947~) 시집 "백령도"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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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는 성직자이면서 시인이다.

간밤을 뜬눈으로 새우고 창밖을 보니 밝아오는 하늘에 별 하나가 외롭게
박혀 있다.

닭소리도 들리지 않는 새벽, 그 별이 마치 세속적인 감정을 극복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처럼 느껴졌으리라.

성직자에게 외로움은 오히려 사치요 교만.

그러나 쉽게 그렇게만 재단하지 못하는 고뇌로부터 이 시는 출발한다.

위선과 허세가 없는 진솔함이 시를 감동적으로 읽히게 만든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