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농구대회에서 남자는 북한 우뢰가, 여자는 현대가 1승씩을 나눠
가졌다.

화이트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통일농구 서울대회가 열린 잠실체육관.

1만5천여관중의 열띤 응원속에 열린 경기에서 남자는 우뢰가 현대를
86-71로, 여자는 현대사업개발이 북한 회오리팀을 86-84로 제압, 통일화합의
무대답게 남북이 사이좋게 1승1패를 기록했다.

남자경기는 세계최고의 장신센터 리명훈(2백35cm)이 버틴 우뢰팀이 한수
위였다.

리명훈은 링을 맞고 튀겨나온 볼을 선채로 잡아내며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우뢰는 후반 중반 68-65에서 리명훈(28득점)의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과
북한 최고 인기선수 박천종(31득점)의 종횡무진 활약으로 76-65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전반전까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팽팽하게 맞서던 현대는 후반 중반부터
실책과 슛 난발로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여자 경기는 전반에 주전들을 투입, 점수차를 많이 벌여 놓았던 현대가
회오리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승리를 지켰다.

전반을 56-36으로 끝낸 현대산업개발은 후반들어 상대 추격에 밀려 경기
종료 1분10초전 81-80까지 쫓겼으나 김영옥의 3점슛과 강지숙의 자유투 2개로
86-80으로 앞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양팀 선수들은 스포츠맨 답게 한치의 양보도 없는 최선의 플레이로 관중들의
통일 염원에 보답하며 형제애를 나눴다.

경기를 모두 끝낸 선수들은 정몽헌 현대 회장과 송호경 조선아.태부위원장
으로부터 각각 선물을 받은 뒤 송 부위원장이 하얏트호텔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폐막선언을 통해 "이번 대회가 남북 화합과 교류에 도움이 됐기를
바란다"며 선수들과 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22일 입국한 북한 선수단은 하얏트 호텔 만찬을 끝으로 3박4일간의 공식
일정을 모두 마치고 25일 오전 9시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간다.

<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