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함멜 < 런던 경영대학원 경영전략학 교수 >

산타 쿠르즈 산맥에 자리잡은 30마일 길이와 10마일 폭의 길쭉한 계곡
실리콘 밸리.

이 곳은 기업가적 에너지가 추출되는 원천이자 경영의 새로운 배움터다.

지난해 이 곳에서 41개의 기업공개가 이뤄졌다.

1년후인 지난 1월 이 기업들은 2백70억달러의 시장을 만들어냈다.

1년만에 1인당 5만4천달러의 새로운 부를 창조해냈다.

실리콘밸리에 뛰어난 능력을 소유한 사람들만 사는 것은 아니다.

이 지역을 특별하게 하는 것은 아이디어와 자본, 재능이 자유롭게
순환하면서 혁신과 부를 생산하는 경영풍토다.

실리콘밸리는 대기업의 자원할당식 경영과 근본적으로 다른 자원흡수식
경영이 존재한다.

가치있는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벤처자본과 재능 등의 자원을 빨아들인다.

이는 사업계획의 집행에서 나타나는 벤처투자자와 대기업의 최고재무경영자
(CFO)의 업무스타일에서도 나타난다.

벤처투자자에게 사업은 기회에 대한 이동경로이며 어떻게 가치를 창출해낼
것인가의 문제다.

반면 CFO는 제한된 예산에 집착한다.

새로운 사업의 방어가 그들의 역할이다.

예산의 목표는 이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사업투자를 결코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결과는 어떠한가.

지난 93년 4분기에 벤처자금을 받은 63개 기업중 26개 기업은 98년말
기업공개를 했고 투자자들은 평균 1천7백%의 이익을 되돌려 받았다.

반면 위험을 피하기 위해 복잡한 결재과정을 거친 대기업은 막대한 손해에
직면해있다.

이리듐사업에 투자한 모토로라나 수십억달러를 비디오 게임칩에 투자한
소니 등이 그 예다.

벤처투자자들은 시작할 때 많은 현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회들을 찾는다.

대신 경영팀을 지정하는데 참여하고 이사회에 참석하며 소유주와 기업전략을
계획한다.

그 결과 언제 치고 달려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4억달러를 받고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팔린 핫메일( Hot mail )의 초기투자는
30만달러였다.

시장 규모와 성장성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지 않으면 거부권이 행사되는
대기업은 시스템상 이러한 투자가 불가능하다.

셸과 몬산토,버진,GE캐피털 등 성공한 대기업들의 공통점은 실리콘밸리의
근본방침을 즉각적으로 수용했다는 것이다.

GE캐피털은 기업을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들처럼 28개 사업영역으로
나눴다.

중간경영자들을 30세 이하로 낮춰 새로운 사업기회를 물어오도록 했다.

실리콘밸리는 재능을 위한 시장이다.

만약 대기업의 최고 인재들중 20%가 일시에 이직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실리콘밸리에서 이런 일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인재를 원하는 기업은 최고의 조건을 제시해야한다.

반면 대기업들은 부적절한 보상체계와 관료화된 보수주의때문에 성장의
한계에 직면해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데 급급한 관리인정신
( Stewardship )이 아니라 혁명적인 부의 창조를 위해 매진하는 기업가정신
( Entrepreneurship )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 정리=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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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번역 원문은 본사가 발행하는 서강하바드비즈니스 2000년 신년호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