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인건 < 성진씨앤씨 연구소장 >

보안감시(시큐리티)는 실시간 현장 감시와 함께 영상 저장이 생명이다.

지금까지 보안감시장비는 비디오테이프에 현장 상황을 녹화하는 아날로그
방식(VCR)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테이프를 자주 갈아끼워야 하고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아 디지털
영상저장장치(DVR)로 점차 바뀌고 있다.

CCD카메라에 찍힌 화면을 디지털 정보로 압축, 저장하는 DVR는 최근엔
인터넷과 결합돼 언제 어디서든 감시 제어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지난 97년10월 창립된 성진씨앤씨는 독특한 영상압축 알고리즘을 개발,
세계 DVR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그 발판을 만든 주인공이 이 회사의 임인건(30) 연구소장이다.

임 소장은 임병진 사장과 함께 이 회사의 창립 주역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87학번인 임 소장은 임 사장(84학번)과 학과 선후배
사이다.

지난 96년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임 소장은 임 사장으로부터 사업 구상을
전해듣고 곧바로 창업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1년여간 이곳저곳을 뒤져보니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장 유력한 아이템으로
떠올랐어요. MPEG 웨이블릿 화상통신 등 관련기술 자료를 모았지요. 처음엔
화상회의와 화상전화를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쌍방향 통신인프라가
불완전한 국내 통신환경에선 당장 큰 돈을 벌기는 어려울 것 같더군요"

그래서 영상압축 분야로 관심을 돌렸다.

때마침 보안감시 장비시장에도 디지털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주류를 이루던 모션JPEG방식보다 기술적으로 앞선 MPEG(동영상
압축표준)과 차세대 압축영상통신방식인 웨이블릿( Wavelet )을 접목,
영상압축 및 저장기술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하이브리드 MPEG-웨이블릿"으로 이름붙여진 이 기술은 모션JPEG과 MPEG에
비해 압축률을 2~4배 가량 높여 전송속도와 안정성을 개선한 것이다.

임 소장은 최근엔 인터넷을 통해 어디에서든 실시간으로 DVR를 감시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최대 24대의 DVR를 한 장소에서 원격
관리할 수 있다.

또 DVR 자체는 물론 여기에 연결된 카메라의 작동상태도 통제할 수 있다.

임 소장은 대학 3학년때인 지난 90년 "터보C정복"을 저술, 2억여원의 인세를
벌어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석사과정 시절엔 임 사장과 공동으로 "자동차엔진 연소해석장치"를 개발,
3억여원어치를 팔았다.

93년부터는 하이텔 한글프로그래밍 동호회 대표시삽을 맡고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어계측 등 세분야를 두루 섭렵하고 있는 셈이다.

임 소장은 벤처기업의 연구개발 사령탑 치고는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이다.

그의 취미는 카레이싱과 컴퓨터음악.

스스로를 자동차광이라 부르는 그는 대학원 시절 용인 에버랜드의 레이싱
코스를 여러 번 달려봤다.

앞으로 여유가 생기면 레이싱대회에 직접 참가하는 게 목표다.

또 컴퓨터음악은 그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기도 하다.

집에는 3천만원짜리 미디 (Midi) 장비를 갖춰놓고 음악을 작곡한다.

회사의 사무실 한쪽에도 신시사이저를 놔두고 아이디어가 막히면 건반을
두드리곤 한다.

(02)525-7780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