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부도를 낼 위험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LG경제연구원은 19일 "현금흐름으로 본 부실기업 분석" 보고서에서 부도가
나지 않은 상장 제조업체 3백72개사 중 절반이 넘는 1백91개사가 현금흐름
충족률(CFAR)이 마이너스 상태라고 밝혔다.

CFAR은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에서 투자활동에 사용된 현금을 뺀
잉여현금흐름을 향후 5년간 연평균 원금상환액으로 나눈 값이다.

피치IBCA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들이 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한다.

연구원은 절반이 넘는 기업의 CFAR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이 이자지급액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많은 기업들이 부채의 원금을 갚기 위해 다시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악순환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지난 97년 이후 부도가 났던 기업중 부도발생 1년전 CFAR이
마이너스였던 기업이 전체의 36%였던 점에 비춰 현재 남아있는 기업들의
부도 위험이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채상환능력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CFAR가 2배 이하인
기업도 전체의 20%(75개사)나 됐다.

또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이자배상비율(영업현금흐름/이자
지급액)이 1배 이하인 기업이 전체의 26%(96개사)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기업의 4분의 1이 이자지급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