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7일 공천심사를 위한 조직책 선정작업에 나서기로함에 따라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이회창 총재와 계파중진들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하순봉 사무총장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내년1월초 공천심사
위원회를 열어 1월말까지 조직책 선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오는 20일 36개 사고지구당의 조직책 인선에 나서는등 조직책
선정에 큰 문제가 없는 지역부터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이회창 총재는 여러 차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계파보스의
공천지분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미리 쐐기를 박았다.

그는 "과거 1인보스의 하향식 공천과 계파보스간 나눠먹기 공천이
병폐였다"며 공천지분을 요구하는 계파보스를 "구태정치인"으로 몰아붙이기
까지 했다.

대신 한나라당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서는 외부인사를 들먹여 대규모 물갈이를 하면서
이 총재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긴장하고 있다.

이기택 고문은 이날 대규모 계보모임을 갖고 세규합에 나섰다.

그는 합당당시 "30% 지분약속"과 관련,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이야
말로 구태정치인"이라며 이 총재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김광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난 16일 한나라당에 입당함에 따라
일부 부산지역 의원들이 반발하는등 벌써부터 내년 공천을 둘러싼 당내갈등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에서는 이기택 고문과 김영삼 전 대통령 측근들도 공천권을
요구하고 있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 정태웅 기자 reda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