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3일 예산안조정소위원회를 열고 총 92조9천억
원규모의 2000년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 작업을 벌였으나 한나라당이 밤
회의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한은 결산잉여금 4조원 가운데 법정적립금
8천억원을 제외한 임의적립금 3조2천억원을 세입예산에 반영하자고 주장했다.

또 지방재정교부금 증액분 1조2천9백68억원을 삭감, 교육예산에 전용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이에 대해 난색을 표명하자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8시에 예정됐던 회의에 불참했으며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예산안 처리방안을
밝힐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와 관련, 한은 잉여금의 전체를 세입예산에 반영하기는
어렵지만 일부에 대해서는 국채발행을 줄이는 데 사용토록 하는 타협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국민회의측 간사인 조홍규 의원은 "정부 일각에서 한은 잉여금
일부를 세입예산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국채발행 규모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채권이자로 반영된 세출예산이 다소 삭감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측은 각 상임위에서 증액요구한 사립학교 퇴직수당
보전비, 사회간접자본 예산 등 대부분에 대해 재정 형편상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남국 기자 nk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