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경쟁력 요소에는 다른 나라가 쉽게 따라잡기 힘든 것이 두가지
있다.

첫째는 잘 발달된 사회간접자본이다.

전 유럽으로 뻗어 있는 고속국도와 유럽 최대의 항만인 로테르담항은
네덜란드의 자랑거리다.

사실 이 자랑거리는 하늘이 준 혜택의 측면도 있다.

네덜란드는 산이 거의 없어 도로건설이 수월하다.

또 로테르담항은 지정학적으로 유럽연합(EU) 주요시장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오래 전부터 유럽 최대의 항만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네덜란드 정부가 천혜의 조건에 만족하지 않고, 그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이다.

로테르담항은 물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춤으로써
경쟁력을 제고시켰다.

고객 위주의 서비스에도 항상 힘쓰고 있다.

또 로테르담을 둘러싼 운하, 도로, 철도, 항공 등 연계교통망도 원활하게
이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유럽대륙으로 들어가는 상품의 50% 이상이 네덜란드를
거쳐 가고 있고 "유럽의 관문"이라는 위치를 지킬 수 있었다.

또 하나의 강점은 국민의 외국어 실력이다.

네덜란드 국민은 자국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는 기본이고 2~3개의
외국어에 능통하다.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들은 네덜란드어를 몰라도 아무 불편이 없다.

이는 네덜란드가 경쟁력 평가기관들로부터 국제화나 개방화 부문에서 항상
1~2위로 평가받는 데에도 기여하는 요인이다.

네덜란드 국민의 이같은 외국어 실력은 외국어에 대한 효율적인 교육 덕분
이다.

일례로 네덜란드의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 활동 범위가 국제적이다.

학점 따기가 어려워 학기 중에는 거의 일을 할 수 없지만 방학이 되면 독일
프랑스 영국의 호텔 등에 어학연수를 겸해 아르바이트를 나간다.

그곳에서 생생한 외국어를 배워 졸업할 무렵에는 최소한 3개 국어를 유창
하게 구사한다.

외국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투숙객들에게서 각 나라의 문화와 예절도
함께 배운다.

네덜란드에서 물건을 살 때 유럽인들은 모국어를 사용한다.

네덜란드 TV 방송국들이 다른 나라 언어로 제작된 영화나 드라마를 더빙
없이 원어로 방영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국민 개개인이 외국어 능력을 향상시켜야 국가적 이익이 제고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 파리=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