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1,000 시대에 걸맞지 않게 증시 불황기에서나 자주 볼 수 있는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성행하고 있다.

13일 교보증권 조사에 따르면 자사주 취득및 자사주펀드 가입에 대한 공시를
낸 상장사들이 모두 63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을 통해 기업이 직접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공시 기업은
42개사로 나타났다.

나머지 21개사는 금융기관의 펀드에 자금을 입금시켜 간접적으로 자사주
매입 효과를 얻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자사주 매입과 관련된 기업이 60개사를 넘어서는 것은
주식시장이 약세국면일때나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관련, 지수 1,000시대에도 불구하고 증시 양극화로 주가가 바닥에서
헤매는 기업들이 늘어남으로써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업들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동양증권 투자전략팀 관계자는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양호해 상대적으로
내부자금 여력이 충분해졌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 약세를 불평하는 소액투자자들에 대해 자사주 매입을 쉽게 약속해 줄
수 있을 만큼 자금여력이 많은 상장사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12월결산 법인들의 주총시즌(내년 봄)이 임박하면 자사주
공시를 내는 기업들이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양홍모 기자 y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