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말극장가) '해피엔드'..3인3색 꿈/욕망의 치정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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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행복한가?
정지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해피엔드"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짤막한 예문을 제시한다.
서로 다른 꿈과 욕망을 조화시키지 못하고 파국을 맞는 우리시대 중산층
젊은 부부에 관한 얘기다.
은행원 민기(최민식)는 IMF한파에 밀려 실직한다.
이력서 쓰는 일도 심드렁해진 민기는 집안일을 도우며 하루시간을 보낸다.
아내 보라(전도연)는 당당하다.
어린이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진다.
보라에겐 비밀이 있다.
첫사랑 일범(주진모)과의 불륜이다.
보라는 가정과 애인 어느쪽도 버리지 못하고 위태로운 줄타기를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민기는 고통과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멜로에서 치정극으로 내닫는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내의 애인 사이에서 엇갈리는 꿈 욕정 집착의
충돌로 끓어 오른다.
내면에 억눌린 갈등은 아내를 향해 들이댄 남편의 칼 끝에서 폭발한다.
영화는 그러나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말하지 않는다.
기존 도덕관념으로 단죄하거나 감싸지 않는다.
세 사람이 처한 입장과 가치관을 똑같은 무게로 병렬함으로써 관객들이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정지우 감독은 "사로" "생강" 두 단편영화로 높이 평가받았던 연출솜씨를
발휘했다.
생활속의 소리와 소음을 끌어들여 남편과 아내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증폭시킨 것은 색다른 아이디어였다.
전라 섹스신도 마다하지 않은 전도연의 연기와 아내를 빼앗긴 남편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 최민식의 연기가 영화를 탄탄히 뒷받침했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
정지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 "해피엔드"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짤막한 예문을 제시한다.
서로 다른 꿈과 욕망을 조화시키지 못하고 파국을 맞는 우리시대 중산층
젊은 부부에 관한 얘기다.
은행원 민기(최민식)는 IMF한파에 밀려 실직한다.
이력서 쓰는 일도 심드렁해진 민기는 집안일을 도우며 하루시간을 보낸다.
아내 보라(전도연)는 당당하다.
어린이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생계를 책임진다.
보라에겐 비밀이 있다.
첫사랑 일범(주진모)과의 불륜이다.
보라는 가정과 애인 어느쪽도 버리지 못하고 위태로운 줄타기를 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민기는 고통과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멜로에서 치정극으로 내닫는다.
남편과 아내, 그리고 아내의 애인 사이에서 엇갈리는 꿈 욕정 집착의
충돌로 끓어 오른다.
내면에 억눌린 갈등은 아내를 향해 들이댄 남편의 칼 끝에서 폭발한다.
영화는 그러나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말하지 않는다.
기존 도덕관념으로 단죄하거나 감싸지 않는다.
세 사람이 처한 입장과 가치관을 똑같은 무게로 병렬함으로써 관객들이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
정지우 감독은 "사로" "생강" 두 단편영화로 높이 평가받았던 연출솜씨를
발휘했다.
생활속의 소리와 소음을 끌어들여 남편과 아내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을
증폭시킨 것은 색다른 아이디어였다.
전라 섹스신도 마다하지 않은 전도연의 연기와 아내를 빼앗긴 남편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한 최민식의 연기가 영화를 탄탄히 뒷받침했다.
< 김재일 기자 kji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