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대우는 코카콜라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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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인 코카콜라의 더글러스 아이베스터 회장이 주가하락 등에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에선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주가가 떨어진다고 사표쓰는 최고경영자를 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
에선 희한한 일일 뿐이다.
대우계열사와 채권단이 경영진을 추천하는 것을 보면 한국은 불감증의
나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수십조원의 손실을 낸 대우의 현경영진을 사실상 내부승진시켜 사령탑을
맡겼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맡겨 회사가 잘된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대우계열사간에 얽힌 복잡한 자금과 사업관계를 감안해 내부사정을 아는
이가 새 경영자로 적임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그러나 다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의 경영진을 뽑을 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동아건설 고합 등의 경우 공모절차를 거쳐 외부인사를 최고경영자로 뽑았다.
공적 자금이 들어간 은행이나 보험사의 최고경영자도 공모형식으로 뽑아
경영을 맡겼다.
공모로 뽑힌 최고경영자가 정말 적격자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대우에는
처음부터 그런 방식을 적용하려 하지 않았다.
시중에는 벌써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물귀신작전"을 쓴 대우측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인선과정만 보면 대우 부실에 책임있는 대우와 채권단이 자신들의 허물을
감춰줄 수 있는 옛 사람이 계속 눌러앉도록 공모했다는 오해를 살만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채권단이 왜 좀더 뛰어난 인재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채권단 관계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들고 대우를 회생시켜보겠다고
나서는 마당에 하필이면 부실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우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기는지는 미스테리에 가깝다고 한다.
지난 97년 11월 일본 야마이치증권의 노자와 사장은 문을 닫은 회사의
고객들을 향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대우 경영진으로부터 그런 눈물을 본 적이 없다.
대우 경우엔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소액주주와 개인채권자 협력업체
사람들일 뿐이다.
그런 반성과 참회가 없는 경영자에게 다시 회사를 경영할 기회를 줘도 되는
것일까.
한국에는 경영자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능력있는 경영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대우케이스를 경영자시장을 만들어가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 허귀식 경제부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미국에선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그렇지만 주가가 떨어진다고 사표쓰는 최고경영자를 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
에선 희한한 일일 뿐이다.
대우계열사와 채권단이 경영진을 추천하는 것을 보면 한국은 불감증의
나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수십조원의 손실을 낸 대우의 현경영진을 사실상 내부승진시켜 사령탑을
맡겼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맡겨 회사가 잘된다고 보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할 수 있다.
대우계열사간에 얽힌 복잡한 자금과 사업관계를 감안해 내부사정을 아는
이가 새 경영자로 적임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그러나 다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기업의 경영진을 뽑을 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동아건설 고합 등의 경우 공모절차를 거쳐 외부인사를 최고경영자로 뽑았다.
공적 자금이 들어간 은행이나 보험사의 최고경영자도 공모형식으로 뽑아
경영을 맡겼다.
공모로 뽑힌 최고경영자가 정말 적격자인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대우에는
처음부터 그런 방식을 적용하려 하지 않았다.
시중에는 벌써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물귀신작전"을 쓴 대우측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인선과정만 보면 대우 부실에 책임있는 대우와 채권단이 자신들의 허물을
감춰줄 수 있는 옛 사람이 계속 눌러앉도록 공모했다는 오해를 살만하다.
그럴 리 없겠지만 채권단이 왜 좀더 뛰어난 인재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채권단 관계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력서를 들고 대우를 회생시켜보겠다고
나서는 마당에 하필이면 부실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대우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기는지는 미스테리에 가깝다고 한다.
지난 97년 11월 일본 야마이치증권의 노자와 사장은 문을 닫은 회사의
고객들을 향해 참회의 눈물을 흘렸다.
우리는 대우 경영진으로부터 그런 눈물을 본 적이 없다.
대우 경우엔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소액주주와 개인채권자 협력업체
사람들일 뿐이다.
그런 반성과 참회가 없는 경영자에게 다시 회사를 경영할 기회를 줘도 되는
것일까.
한국에는 경영자 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능력있는 경영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대우케이스를 경영자시장을 만들어가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 허귀식 경제부기자 window@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