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차익거래 청산(현물매도, 선물매수) 부담이 증시수급을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투자신탁의 움직임이 증시 관심사로 대두됐다.

과거 1년동안 청산물량을 소화해온 "큰 손"이었기 때문이다.

투신사들은 지난해말 이후 선물만기일을 앞두고 최대 매수세력 노릇을
해왔다.

대형우량주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올들어 수차례 선물만기에 따른 물량압박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약간 다르다.

그때는 투신의 실탄이 넉넉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주식형펀드의 수탁고가 벌써 두달째 감소 내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가매수에 나설 여력은 충분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내년초 주가전망이 밝기 때문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

<>선물만기일 전략 = 투신권 내에서도 "사자"와 "팔자"가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이틀동안 투신사들이 순매수한데서 나타나듯이 현재로선 관망
내지 저가매수 쪽이 우세하다.

만기일 이후 주가전망이 낙관적이기 때문이다.

오병주 대한투신 펀드매니저는 "주식편입비율이 낮은 펀드를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 "차익거래 청산및 유상증자 납입에 따른 물량
압박 요인이 이번주에 매듭지어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다"고 밝혔다.

<>매수여력은 있나 = 넉넉하지 않지만 프로그램 매매 청산물량을
받아가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마저 가세하고 있다.

"쌍끌이 저가 매수"인 셈이다.

강신우 현대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지된다면 하루
평균 2-3천억원의 청산물량은 시장충격없이 소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신업계는 차익거래 잔고중 최소 30%가량은 롤오버(이월)될 것으로 관측
하고 있다.

<>주가전망 =대부분의 펀드매니저들은 향후 장세를 낙관하고 있다.

차익거래잔고, 유상증자, 코스닥공모 등 단기수급 압박요인이 이번주를
고비로 한꺼번에 해소되기 때문이다.

김경배 한국투신 펀드매니저는 "만기일 이후 주가가 1,000고지에 안착한다면
대기자금이 매수세력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장기업의 실적이 당초 추정치보다 높게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실적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도 높다.

<>공략종목 =펀드매니저들은 향후에도 정보통신주가 확고한 주도주의
위치를 지킬 것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정보통신주의 세계적인 동반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수급이 다소
꼬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별화 장세는 어쩔수 없는 흐름"(강신우 매니저)
이란 설명이다.

오병주 매니저는 "기업실적이 전반적으로 호전되고 있어 주가가 1,000선
안착하고 대기자금이 가세한다면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변종목도 동반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하면 선물만기일 이후의 주가흐름을 보고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된다.

종목에 대한 접근법은 정보통신주 같은 주도주에 대한 공략을 지속하는
한편으로 실적가치는 우수하지만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소외되고 있는 종목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장진모 기자 j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