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Y2K(컴퓨터 2000년 연도인식 오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섰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한국은행이 지급준비금의 50%까지 현금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현금유동성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기로 했다.

한빛은행은 영업점에 현금을 지원하기 위해 연말연시에 필요한 자금수요를
직접 파악한 후 본점에 알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최근 각 지점으로 발송
했다고 6일 밝혔다.

한빛은행은 한국은행에 맡기는 지급준비금이 1조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긴급히 필요한 현금을 확보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는 "지급준비금의 50%까지 현금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연말에 자금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각 지역별 주요 영업점을 통해 현금을 공급하는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1천9백여억원이었던 전국 지점의 현금보유한도를 최근
3천4백여억원으로 대폭 늘려 잡았다.

각 지점이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현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Y2K 문제에
대비하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늘어난 현금을 각 지점이 철저히 보관하도록 공문을 발송했다.

조흥은행은 리스크관리부서와 전산관련부서를 통해 각 영업점의 준비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한국은행에 예치한 지급준비금과 단기유동자산을 이용해 필요한
현금을 준비하기로 했다.

콜자금 등 단기로 운영하는 자금으로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자금을 공급
하는 체계을 갖추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정보시스템부 등을 중심으로 연말자금수요를 파악하고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Y2K와 관련된 현금수요가 연말에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Y2K와 관련된 자금수요가 설날이나 추석 등 명절때와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Y2K 불안심리가 확산될 경우 현금수요
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상대비책을 마련중"
이라고 덧붙였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