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에 불교가 전해진 시기는 소수림왕 2년(372년)께다.

전진의 부견이 순도를 시켜 불상과 불경을 전한게 시초다.

소수림왕은 감사의 뜻으로 순도로 하여금 왕자에게 불경을 가르치도록 했다.

2년뒤 아도라는 승려가 처음으로 절을 세웠다.

금동미륵반가사유상(국보 제118호.호암미술관 소장)은 이때(4세기말~
5세기초)제작된 불상.

현재 동양 삼국(한국.중국.일본)에 남아있는 불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불상은 연잎을 두른 둥근 의자에 미륵보살이 반쯤 가부좌한 채 앉아 있는
모습이다.

높이는 17cm로 금동불상으로는 꽤 큰 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상 앞면에는 녹이 나고 불에 탄 흔적이 있다.

뺨을 짚었던 오른손은 침식돼 없어졌다.

고개 숙여 명상에 잠긴 미륵보살의 머리에는 삼산관이 있고 머리 뒤쪽에는
광배(불상 뒤에 있는 둥그런 빛)를 꽂았던 광배꽂이가 돌출돼 있는데 광배는
없다.

정양모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정제된 인체미가 깨끗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매우 우수한 불상"이라며 "부리부리한 눈과 꼭 다문 입, 가슴을 드러낸
상체의 모습에서 고구려 무인의 씩씩한 기상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불상은 1940년 평양의 일본인 병기창에서 일하던 인부가 발견해 "화천당"
이란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던 김동현에게 전해주면서 오늘날까지 남아있게
됐다.

국보급 불상으로 확신한 김동현은 기와집 세채 값인 거금 6천원을 주고 이
불상을 구입했다.

당시 최고의 금속유물 수장가 오쿠라가 찾아와 50만원을 건네주며 자신에게
넘겨달라고 애원했지만 그는 냉정히 거절했다.

이 불상은 1964년 국보로 지정됐고 지난90년 호암미술관에 기증됐다.

< 강동균 기자 kd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