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대북 경제협력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과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동개발과 전자제품 임가공 사업 등을 내용으로 한 "세부 남북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 북한과 본격적인 경협사업을 추진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와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주관하에 북한측 "조선콤퓨터쎈터"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산하
"개선무역총회사" 등 경제 협력 실무기관들 사이에 맺어졌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남북 최초 소프트웨어 분야 협력
사업으로 남북한에서 동시에 사용할수 있는 단일 워드프로세서 공동 개발,
중국어 문자 인식, 게임 소프트웨어, 문서 요약 소프트웨어, 그래픽
라이브러리 개발 등 5개 과제를 우선 추진한다.

총 협력규모는 1백만달러이며 삼성은 앞으로 협력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정부당국의 승인을 얻은후 내년초부터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북한의 조선콤퓨터쎈터는 김정일 총비서 지시로 지난 90년10월 설립된
회사로 약 8백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양에 사무실이 있다.

전자제품 임가공 사업은 컬러TV와 라디오 카세트, 유선 전화기 등 3개 품목
이 대상이다.

삼성은 내년초 50만~60만달러를 투자해 평양 근처 개선무역총회사 소속
공장 설비를 개선, 컬러TV 카세트오디오 유선전화기 등을 30만~40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매출목표는 1천만달러이며 생산제품은 전량 국내에 반입돼 판매된다.

삼성은 이달중 대표단을 북한에 다시 파견, 영문 브랜드 "아태-삼성(ATAE-
SAMSUNG)"을 붙인 대형 TV와 프로젝션 TV를 평양내 공공 장소에 부착하는
문제를 협의한다.

삼성은 지난 6월 윤종용 삼성전자 사장을 단장으로 한 대북 경협조사단
방북 이후 아.태평화위와 경협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여 왔다.

삼성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앞으로 대북 경협사업을 꾸준히 확대, 장기적
으로 개성이나 해주 등 남한과 가까운 지역에 전자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번 계약이 "계약 분쟁시 해결은 지난 92년2월 남북한 당국이
체결한 "남북 교류와 협력에 관한 기본 합의서"에 준하기로 결정한 최초의
남북 당사자간 직접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 강현철 기자 hckang@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