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조충휘 사장''

조충휘 사장의 굵게 패인 이마 주름살은 산전수전 다 겪은 영업통 최고
경영자의 인상을 무척이나 지적으로 비치게 한다.

잔잔한 미소와 차분한 말씨, 말을 아끼고 다른 사람에게 발언 기회를
양보하는 세심한 배려에서 그의 경영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기자가 조 사장에게 "본인이 어떤 유형의 리더에 속한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배석했던 박병기 전무가 대신해 "70%는 지장에 속한다"고 평가해
본다.

그만큼 많이 안다는 뜻일게다.

워낙 실무에 밝고 아이디어가 많아 현장의 엔지니어들도 그의 지적에
꼼짝없이 수긍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단다.

실무를 세세히 아는 상사가 부하직원으로서는 부담스럽지만 그가 사장이 된
것을 모든 직원들이 반긴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 해답은 조화를 중시하는 그의 경영스타일에 있는 듯 싶다.

그는 "리더십의 요체는 공감대 형성에 있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카리스마가 중요했고 지금도 전혀 없어서는 안되겠지만 이제는
그보다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로써 전열을 가다듬고 내부갈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일방적으로 방침을 내려보내기 보다는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라도
밑에서 수긍하도록 설득한 후에 실행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더 나아가 회사의 경쟁력은 현장 직원들의 자그마한 개선이 하나씩 축적된
데서 나온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그만큼 중요시한다는 뜻이다.

낙오자 없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참여형 경영"을 선호한다.

그러자니 회의하는 시간보다는 현장에 있는 시간이 많다.

흔히들 "현장주의"를 논하지만 그처럼 매주 울산과 서울을 오가며 임직원들
과 대화를 나누는 사장도 보기 힘들 것이다.

그는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면서 제언이 들어오는 것은 그때그때 해결해준다.

부지런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전형적인 실무형 경영자다.

< 채자영 기자 jycha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