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최병모 특별검사팀은 29일 오후 자진출두한
박주선 전대통령 법무비서관을 상대로 청와대 사직동팀의 "내사결과보고서"
가 유출된 경위를 집중조사했다.

이에 앞서 대검 중수부는 오후2시 박시언 전신동아그룹 부회장을 소환,
내사결과 최종보고서를 입수한 경위를 추궁했다.

또 국회가 연정희씨 등을 위증혐의로 고발해 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박시언씨에게 보고서 문건을 건네준 김태정 전검찰총장과
박 전비서관을 이르면 다음달 1일부터 별도로 소환해 조사키로 했다.

<>검찰 수사=대검은 29일 국회 법사위가 연정희 배정숙 정일순씨 등
옷로비 관련자 3명을 지난 8월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해옴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연씨는 호피무늬 밍크반코트의 배달 및 반환시점을
각각 작년12월26일과 올해 1월5일이라고 허위진술한 혐의 등이다.

또 정씨와 배씨는 옷값(1억원) 대납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허위진술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대검은 이에앞서 이날 박시언씨를 상대로 지난 2월말 김 전총장
집무실에서 보고서를 복사해간 과정과 보고서를 신동아그룹 비서실에
건넨 이유에 대해 집중조사했다.

검찰은 또 박씨가 지난해 6,7월께부터 여권고위인사를 비롯 김 전총장과
박 전비서관 등을 만나 최순영 신동아그룹 전회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 로비를 한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가 공개한 보고서엔 원본의 일부내용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보고서 원본엔 ''건의'' 항목에서 ''최순영 회장의 재산 해외도피와 수출
금융편취등을 감안, 최씨를 구속하고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하는게
바람직하다''고 기술했던것으로 밝혀졌다.

밖시는 이날 검찰에 나오면서 "사실대로 수사했다면 큰 사건도 아닌것을
잘못 처리해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는 엄청난 사건으로 만들었다"며 검찰을
비난했다.

<>특검 수사=특검팀은 자진출석한 박 전법무비서관을 상대로 사직동팀의
내사과정과 결과 등을 캐묻는 등 사건의 경위와 함께 축소조작 여부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특히 박 전비서관이 김 전검찰총장에게 보고서를 건네준 목적에
대해 집중적으로 따져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비서관은 검찰조사에서 "사직동팀의 최초보고서로 알려진 문건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으며 어떻게 유출됐는지도 모른다"며 최초보고서에
대한 의혹을 전면부인했다.

박 전비서관은 "당시 김 전총장의 부인을 둘러싼 의혹과 소문을 알려주기
위해 내사결과 보고서를 선의로 김 전총장에게 전달한 것일 뿐 사안을
축소은폐하기 위한 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법원이 정일순씨에 대한 영장을 잇따라 기각함에 따라
더이상 영장을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특검팀은 위증부문은 특검조사대상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연씨등
관련자 13명의 "위증 리스트"만 작성,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고기완 기자 dadad@ked.co.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