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수 유격수 유별남 임신혜 박력 신기혜 최대한 소진해 남보다 오선지
이미지 위성인 노차돌 양장군 오아리따 문전리혜.

이들은 모두 나우누리의 "이름 때문에 놀림 받는 사람들의 모임(go SGYNSM)"
회원이다.

얼핏 봐도 놀림을 많이 받았을 법하다.

그러나 "이놀모" 안에서 만큼은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이놀모는 서로의 고충을 다독이는 것 뿐만 아니라 컴플렉스인 이름을 자신의
"특징"쯤으로 생각하며 여유롭게 사고를 전환하려고 한다.

이 모임은 만들어진지 2개월이 채 안 됐다.

하지만 회원수는 벌써 5백명을 바라보고 있다.

이름 자체가 특이해서가 아니라 유명인의 이름과 같아서 곤욕을 치른다는
회원들도 있다.

현철 홍진경 이미자 박미경 최진실 김희선 우희진 문주란 이상은.

역사적 인물과 이름이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

김유신 이황 김좌겸 김치겸.

하지만 이보다 더 심한 것은 범죄자나 악평을 받는 사람들과 이름이 같은
경우다.

정치인이나 신창원과 같은 이름을 가진 이놀모 회원들도 많다.

이들은 공통된 에피소드도 갖고 있다.

이름을 말하면 "별명 대지 말고 이름 말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은 보통이다.

대화방에서 채팅을 하다보면 "대화명 말구 진짜 이름이 뭐예요"라는 소리를
듣기 일쑤다.

출석부를 때 선생님마다 얼굴을 꼭 확인해서 중간에 땡땡이를 못친 억울한
(?) 경험은 이놀모 회원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다.

각자의 에피소드는 더욱 재미있다.

출석부른 선생님이 실수로 "성관계"로 부른후 별명이 굳어졌다는 "성관제"님
형과 동생의 이름이 각각 "양장군 양박사"인 회원도 있다.

이름이 신기하다는 소리를 수천번도 더 들었다는 "신기혜"님, 어느 집단에서
나 별명은 화성인, 외계인이라는 "위성인"님.

이들은 "자기 이름 정도면 시삽은 거뜬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왔다가
다른 사람들의 이름을 보고는 포기하고 말 정도로 특이한 이름들이 많다.

"내 이름이 정말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오니 너무 평범하다"는 것이
회원들의 공통된 경험이다.

이놀모 회원들은 서로의 이름을 보고 웃으며 위안을 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는 모임의 취지가 그렇듯 이름에 대한 컴플렉스를 자기PR 시대의 훌륭한
PR수단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으로 바꾸어가고 있다.

< 현철 이놀모 시삽 ID:ironlov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