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 오빠 홈페이지 짱이에요. 제가 요즘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려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좋은 구성 아이템이 있으면 조언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전 초보거든요"(주부 K씨)

"과격한(?) 찬사!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하신다고요. 처음부터 욕심 부리지
않는 것이 좋아요. 처음에는 초라할지라도 차츰차츰 다듬어가는 작업이
재미있걸랑요. 완벽하게 갖춰진 신혼생활은 재미가 덜할 거예요. 요것저것
마련하면서 만들어가는 재미. 요게 정말 살맛 나거든요"(강남길)

탤런트 강남길(41)씨 홈페이지(members.iworld.net/knari)의 방명록에
올라 있는 글들이다.

K씨가 방명록을 작성한 시각은 지난 24일 오후 3시께.

답장이 게재된 시각은 25일 0시5분.

강씨가 홈페이지를 운영하는데 얼마나 열의를 가지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백수건달 봉수,동네 슈퍼마켓 아저씨 등 친근하고 서민적인 이미지의 중견
연기자 강씨는 언제부터인가 "컴도사" "인터넷 전도사" 등으로 불리게 됐다.

케이블TV의 인터넷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컴맹과 넷맹을 위해 지은
컴퓨터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부터다.

그가 사이버 공간에 직접 지어놓은 집에 가면 "컴퓨터도 잘하는 털털한
이웃집 아저씨"를 만날 수 있다.

소속 매니지먼트사가 최신 동영상기술을 사용해 휘황찬란하게 꾸며 놓은
연예인 공식 홈페이지와는 사뭇 다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다른 곳에서는 감지되지 않는 사람의 냄새가 솔솔 배어
나온다.

그래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그의 집을 방문하고 감동받아 방명록에 글을 남긴다.

지난 97년 9월말 개설된 이래 19만여명이 찾아왔다.

손님 접대는 더없이 융숭하다.

비보액티브를 이용한 동영상으로 친절하게 인사부터 한다.

직접 스캔해 올린 가족사진을 보여 주면서 가족 자랑을 늘어놓는다.

아역 탤런트로 시작한 연기인생과 결혼식장에서의 웃지 못할 해프닝, 장인
에게 점수를 따기 위해 컴퓨터 만큼이나 열심히 바둑을 배웠던 일화 등 그가
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시간 가는줄 모른다.

바쁜 연기생활 가운데서도 답장을 띄우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의 사이버 홈에 가보자.

"즐거운 나의 집"이 그곳에 있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