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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옴부즈맨 칼럼] 유가급등/원고 등 분석 '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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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명현 고려대 교수/경영학 >

    지난주는 우리경제에 굿뉴스(good news)와 배드뉴스(bad news)가 같이
    전해진 일주일이었다.

    우선 대우전자 및 (주)대우와 같은 대우그룹 주력 계열사에 대한 처리방향이
    확정됨으로써 대우사태가 어느 정도 수습국면에 접어든 것 같이 보였다.

    하지만 옷로비 같은 정치뉴스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유가급등
    원화가치상승 시장금리불안 등 향후 우리경제의 앞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중요한 경제 관련 소식들이 전해졌다.

    한국경제신문은 이같은 주요 경제현안을 잘 파악하여 독자들에게 적절히 그
    의미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유가급등과 관련, 한경은 월요일자 산업란에 석유가격 상승이 우리 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각 업종별로 상세히 정리 보도했다.

    뿐만 아니라 24일자에서는 "세계경제 석유파동위기"라는 기사와 해설기사에
    서 이라크의 석유수출중단으로 인해 야기된 배럴당 30달러에 육박하는 높은
    석유가격이 세계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심도있게 분석하였다.

    우리 땅에서는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다.

    또한 우리 경제는 에너지를 많이 쓰는 산업의 비중이 높다.

    따라서 국제원유가격의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절대적이다.

    "에너지절약"이라는 원유가격이 오를 때마다 외치다가 값이 내리면 잊혀지는
    구호나 에너지가격 관리 혹은 비축석유방출과 같은 단기적인 처방보다는
    당장은 힘들겠지만 점진적인 에너지가격 현실화를 통한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화가치 상승과 관련된 기사들은 지난 금요일자에 주로 게재되었다.

    연일 5천만달러에서 1억달러 가량 밀려드는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과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가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
    는 점이 지적되었다.

    또한 미국 달러 및 우리 원화에 대한 일본 엔화가치의 추이도 함께 분석함
    으로써 원화가치 상승이 우리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유익한 기사였다.

    만약 현재와 같은 환율변화가 일일 거래규모가 약 25억달러에 불과한 서울
    외환시장의 일시적 수급 불균형 때문에 생기고 또 이것이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정부가 나서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원화가치 상승은 수급 불균형에도 어느 정도 그 이유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 경제의 펀드멘탈을 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

    또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 상승은 석유 전량을 수입하는 우리에게는
    다소간의 자동완충기능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환율방어 시도를 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시장개입은 급격한 환율변동을 막기 위한 경우로만 제한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은 작금의 원화강세가 단지 일시적인 현상이라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되어 1달러가 1천원 미만이 되는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이 90년대 중반 불어닥친 슈퍼엔고 현상을 계기로 웬만한 엔화
    강세에서는 끄떡도 하지 않는 기업구조를 구축했다는 점은 우리 기업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요일 및 목요일 기사에서 심층적으로 다루어진 금리불안에 관한 기사들도
    적절히 처리되었다.

    이들은 최근 금리가 급등한 배경이 경기과열 우려와 국제 원유가격 상승이라
    는 점을 지적하고 있으며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도 게재하였다.

    원유가격 상승은 우리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과열에 따른 물가불안의 우려가 시중 금리상승으로 나타나 그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위기의 터널을 겨우 헤쳐 나온 우리 경제에 타격을
    가하는 것을 막는 것은 정책당국의 몫이다.

    우리에게도 지난 5년간 미국 경제를 인플레없이 호황으로 이끌어온 FRB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인 그린스펀과 같은 정책 당국자가 있으리라
    기대한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다른 여러 신문들이 보도한 뮤추얼펀드의 성과보수에
    대한 기사가 없었다는 점이다.

    곧 만기가 도래하는 5~6개의 박현주펀드의 성과 보수가 약 4백4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같이 엄청난 규모는 15% 초과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떼어간 결과이다

    이는 뮤추얼펀드라기보다는 헤지펀드식 성과보수이다.

    미국 등 뮤추얼펀드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뮤추얼펀드의 성과보수는 총자산의
    1~2%이내이다.

    헤지펀드식 성과보수체계는 성과의 상한이 없음으로 말미암아 펀드를 매우
    공격적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한다.

    그 결과 펀드는 고위험.고수익추구의 펀드로 변질되고 손실이 날 경우에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전가된다.

    이처럼 뮤추얼펀드의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하는 성과보수 체계를 승인해준
    금융감독원은 그 입장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미래에셋도 약관에 명시되었다고 하여 비합리적인 성과보수체계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종합주가지수상승 대비 초과수익에 대한 일정부분을
    성과보수로 받는 것이 "진정한"성과보수이며 투자자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올바른 태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chom@kuuc08.korea.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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