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교역질서를 논의하기 위한 뉴라운드가 30일 출범한다.

11월30일부터 12월3일까지 미국의 시애틀에서 열리는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향후 3년여에 걸쳐 지루한 마라톤 협상이 벌어진다.

"밀레니엄라운드"라고도 불리는 이번 협상은 지난 95년 UR(우루과이라운드)
체제가 출범했을 당시 합의된 사항.

WTO(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이 미진한 상태로 끝난 농산물과 서비스분야
협상을 2000년부터 시작하기로 약속했던데 따른 것이다.

전자상거래등 각종 통상현안들이 부상하면서 논의대상이 확대돼 "뉴라운드"
라는 포괄적인 통상협상이 됐다.

수많은 의제들이 거론되고있지만 실제 핵심은 농산물.서비스시장개방 공산품
관세인하 노동과 무역의 연계등 몇 가지로 국한될 전망이다.

최대 난제는 농업보조금감축을 비롯한 농업분야.미국과 호주 등 주요 농산물
수출국은 유럽연합(EU) 일본 한국등 수입국에 대해 보조금을 비롯한 시장장벽
을 낮추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등의 서비스시장개방에 대한 압력도 상당하다.

그러나 내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자국이 유리한 분야 이외에서는
보호주의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유럽연합과 갈등을 빚고 있다.

협상타결방법에서도 EU와 일본은 일괄타결방식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분야별로 우선 타결되는 분야부터 처리하자고 주장,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사안별로 1백34개국간의 입장이 제각각인데다 부국과 빈국, 농산물
수입국과 수출국, 공산품수출과과 수입국간 견해차이가 축소되지 않고 있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취약한 농산물시장의 개방폭은 최소화하되
공산품관세인하와 반덤핑남용방지등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무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공산품의 관세율도 상당히 낮춘 만큼 다른
나라들에게도 개방확대를 요구하는 입장에 서있다.

그러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만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해 미국 EU 일본등의
논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