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장마감전 1시간 동안의 주가흐름에 주목하라."

최근 들어 오후 2시 이후부터 장마감시간 사이의 1시간동안 종합주가지수가
급등락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전장부터 주가가 잘 나간다고 방심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 시간대의 주가 움직임은 다음날 주가향방을 예상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뚝 떨어졌다가 다시 반등해 여운을 남기고 마감되느냐, 아니면 내리꽂힌채
마감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다음날에 대비하기 위해 급락배경을 반드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후장 마감전 1시간 동안의 주가흐름을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하루하루의
중요한 승부처가 되고 있다.

<> 실례 =지난 15일 후장후반 979선에서 움직이던 종합주가지수가 장마감을
앞두고 965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7일에도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

장중 1,000선 근처에 머물던 주가가 967선으로 크게 밀린 적이 있다.

특히 25일에는 장중 992선까지 올랐던 종합주가지수가 이 시간대에 들어서자
970선으로 후퇴했다.

종가무렵에 약세를 보일수록 다음날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는 반면
종가가 낙폭을 줄일수록 다음날 주가도 반등탄력이 강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배경 =갑자기 급락세로 돌변할 때는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지난 17일에는 장중 내내 불안한 매매패턴을 보이던 외국인이 순매도 규모를
대폭 늘린 영향이 있었다.

25일에는 지방투신사들이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물을 매도한 것이
주원인이었다.

프로그램매수잔고를 청산하려는 세력들이 선물을 매도해 동시에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진 것도 한 몫 했다.

투신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장마감을 앞두고 수익률을 보전하려는 차원에서
주가가 높은 국면을 골라 어쩔 수 없이 대거 매물을 내놓는 때가 있다"고
전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 국면에서 이런 매물은 하락폭
을 더욱 키우게 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별한 배경이 없더라도 기관등 프로투자자들이
주식보유기간을 늘려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타이밍이 주로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이고, 특히 단타매매를 하는 데이 트레이딩족도 의사를 결정하는 시점이
어서 이시간대여서 종가무렵의 주가흐름은 수급측면에서 다음날의 주가를
예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 투자전략 =시세의 흐름을 역이용하려는 단기투자자라면 하락폭이 깊은
싯점을 저가 매수의 타이밍으로 삼을 수 있다.

다음날 반짝 반등세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련한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쉽지가 않다.

그렇지 않은 투자자라면 이 시간대를 가급적 피하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매매에 나서기 보다 급락세의 배경을 면밀히 살피기만 하라는 것이다.

지난 25일처럼 프로그램매도 여건이 조성되면 다음날에도 그 영향이 이어지
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종가무렵 종합주가지수의 급등락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다음날 전체 장의 그림을 세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특히
보유종목이 이런 주가흐름을 보일 때는 더욱 신경을 쓰야 한다"고 설명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