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는 증시격언이 실감나는 장세다.

중장기 경제전망은 장밋빛이지만 주가는 좀처럼 기력을 차리지 못한다.

거래량이 말라붙고 있다.

수급구조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매물이 소화될
때까지 매수시기를 늦추고 있다.

그러니 거래량이 늘지 않는다.

연3일 주가가 내렸으니 반등을 기대해 볼 만도 한 때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에는 엄연한 괴리가 존재한다.

기업실적은 중력과 같아서 장기추세를 이끌지만 당장에 미치는 힘은
희미하다.

반면 수급이란 것은 효력은 즉각적이지만 중력과 달리 오래가지 못한다.

빛이 쬐지 않는데 그림자에 집착하는 것은 신기루를 쫓는 것과 같다.

거래량이 햇볕인 만큼 그것이 확인돼야 그림자를 논할 수 있다.

< 허정구기자 huhu@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