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들어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량은 1억주, 거래대금은 1조원을 넘어섰다.

증권거래소에서 이루어지는 상장주식 거래의 25~30%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 1월4일 8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던 등록기업의 싯가총액은 무려 39조원
에 육박하고 있다.

연초 76포인트로 시작된 코스닥 지수도 200선을 넘어 230에 도전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팽창은 곧 벤처기업의 무대가 넓어졌다는 의미다.

코스닥시장은 자금력이 약한 중소 벤처기업들에 자금조달의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주식시장이다.

구조적으로 벤처기업이 성장하면 코스닥시장이 커지고 코스닥시장이 활황을
보이면 벤처기업도 빠른 성장을 하게 돼 있다.

벤처 창업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코스닥시장의 활황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창업이익을 손쉽게 회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대기업 위주의 성장가도를 달려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도 코스닥시장의 활황으로 상당부분
해결됐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시장의 폭발적인 팽창에는 정보통신주와 인터넷주의 "대약진"이
자리잡고 있다.

정보통신.인터넷주는 지난 10월 이후 주도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기간에 정보통신.인터넷주는 평균 3~4배 이상 급등했다.

정보통신.인터넷주의 상승은 뉴 밀레니엄(새 천년)의 주도산업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21세기가 장치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정보통신.인터넷주가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코스닥시장은 말 그대로 벤처주식
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 정보통신.인터넷주 어떤게 있나 =투자자들은 정보통신.인터넷주라며
주식을 사고 있지만 실상은 기업을 세부 업종별로 분류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의 경우만 해도 국내 인터넷의 역사가 일천해 정보제공업과 전자
상거래가 혼재된 상태다.

규모가 영세하다 보니 코스닥 등록기업의 대부분이 3~4개 업종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것도 업종분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이런 점을 감안,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따라서 포괄적으론 인터넷기업과 통신장비업체로 나누고
있다.

인터넷기업으론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 메디다스 골드뱅크 인터파크
등을 꼽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한글과컴퓨터 메디다스는 온라인서비스, 나머지 두
기업은 전자상거래가 주력이다.

인터링크시스템 새롬기술 인성정보 자네트시스템 제이씨현시스템 로커스
테라 텔슨전자 등 이들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통신장비업체로 분류
된다.

주력제품이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인터넷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과 전산
시스템 구축이 주업이다.

그러나 조만간 분류 자체가 무의미해질 전망이다.

새롬기술 테라 인성정보 등 통신장비업체는 물론 삐삐업체인 서울이동통신
부일이동통신 등도 전자상거래 시장과 인터넷 관련 유통시장에 뛰어들 채비
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텔슨전자와 YTC텔레콤이 단말기 생산업체로 쉽게 분류된다.

<> 얼마나 올랐나 =지난 10월1일부터 11월19일까지 한달 보름여동안 코스닥
지수의 상승률은 45%였던데 비해 정보통신주와 인터넷주가 대부분 속해 있는
벤처 지수의 상승률은 1백19%에 달했다.

코스닥시장 전체기업의 평균상승률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는 결국 정보통신주와 인터넷주 등 벤처기업이 코스닥시장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얘기다.

"아래아한글"로 유명한 한글과컴퓨터의 주가는 최근 한달반만에 3천3백50원
(종가 기준)에서 1만7천4백원으로 무려 4백19%나 올랐다.

종합인터넷서비스업체인 디지탈임팩트는 1만4천5백원에서 6만8천3백원
(액면가 5천원 기준)으로 3백71% 급상승했다.

네트워크통합(NI) 업체인 인터링크시스템은 3천1백20원에서 1만5천4백50원
으로 3백95% 올랐다.

모토로라에 휴대폰 단말기를 납품하는 텔슨전자는 7천3백10원에서
2만5천4백원으로 2백47% 상승했다.

정보통신주와 인터넷주는 적게는 3배 이상, 많게는 5배 이상 폭등하며 같은
기간 벤처 지수의 상승률(1백19%)을 훨씬 웃돌았다.

즉 벤처기업 중에서도 정보통신주와 인터넷주가 확고한 주도주로 부각
됐다는 것이다.

급상승 이면에는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기업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성장성만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성장산업인 만큼 당장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최소한 매출이라도 늘어 성장성을 기업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하는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기업들까지 덩달아 뛰고 있어 주의가 요망
되기도 한다.

< 김태철 기자 synerg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