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우 < 한솔개발 대표 jwnam@hansol.co.kr >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살이에도 남에게 온정을 베푸는 사람을 종종 본다.

자선활동이나 선행이 주위에 알려져 개인적으로는 칭송을 받고 이웃들에겐
살맛나는 훈훈한 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도 있다.

또 작지만 세심한 배려를 통해 타인에게 심적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휼륭하고 성숙된 인격자들도 많다.

살다보면 간혹 착각에 빠질 때가 있다.

공적인 일이 아닌데도 주변에서 나를 찾거나 식사나 함께 하자고 연락하는
경우다.

이럴 때면 "내가 잘 나서일까, 아니면 도움을 받고 싶어서일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내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그들은 내가 혹시 어려움에 처하지 않았는지 걱정하는 마음에서 위로와
위안을 주려고 연락했던 것이다.

필자 견해로는 남에게 선행을 베풀거나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이는 자기
긍정과 자기사랑이 강하다.

사랑과 봉사의 미덕은 고매한 인품의 자신있는 표현임을 종종 발견한다.

얼마전 타임지가 테레사 수녀를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고 강한 인물로
선정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때문이라고 추론하고 있다.

우리가 성경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가르침은 "사랑과 봉사"다.

석가모니나 공자같은 성인들의 가르침 역시 인류를 향한 사랑과 봉사였다.

개인적으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것은 일의 성과나 업적, 사회적 명예 등이
아니었다.

어려울 때 힘과 용기가 돼 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인생이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고마운 이들이며 우리를 정말
행복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그런 이들과의 고맙고 정겨웠던 관계와
추억들이다.

이제 곧 연말 연시를 맞는다.

우리 모두가 "미담"이 될 커다란 사랑과 봉사의 미덕을 실천할 수는 없다.

그럴지라도 이웃 동료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겸양의 덕을
가졌으면 한다.

작지만 그들의 고마움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한결 밝고 평화롭게 바뀔 게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