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산업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현대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 집중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반도체사업의 전체적인 경쟁력 제고에는 비메모리 분야 육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따라 메모리에 이어 비메모리에서도 삼성-현대간 한판 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올해 양사의 비메모리 매출은 약 12억달러.

내년엔 올보다 50%이상 늘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메모리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 진대제 대표이사 부사장과 현대
허염 전무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기동창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매출 1조원 돌파한 삼성 =삼성전자의 올 비메모리 분야 매출은 9억달러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억5천만달러보다 조금 늘어난 수치나 작년 매출에는 미 페어차일드
사에 매각한 부천 전력용 반도체사업(4천5백억원)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순수하게 지난해보다 2배정도 증가한 셈이다.

삼성은 2001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12억달러를 투자, 생산설비를
대폭 확장해 2001년 25억달러로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이 주력하고 있는 비메모리 품목은 컴퓨터 CPU(중앙연산처리장치)인
알파칩, ASIC(주문형반도체), 메모리에 연산기능을 부가한 복합칩, 휴대폰용
통신칩, 디지털TV용 칩 등이다.

진대제 대표는 "시스템 토탈 솔루션 제공과 차세대 제품 개발, 유통망 혁신,
해외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비메모리 반도체를 연평균 40%이상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비메모리 사업에 시동건 현대 =현대전자는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을
현재의 5%에서 2001년 10%로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중기경영계획을
마련했다.

2001년까지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용 칩 등 5개 품목을 세계 1위
로 키울 방침이다.

현대의 비메모리 사업은 LG반도체 인수 이후 속도가 붙고있다.

올 예상 매출은 2억5천만달러.

내년은 올보다 두배 늘어난 5억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위해 전자제품 기능 제어 역할을 하는 마이콤, 이미지를 인식하는
이미지 센서 외에 내년중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플레이어용 칩, 디지털
오디오인 MP3플레이어용 칩,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 구동용 IC 등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디지털 TV용 MPEG(동영상전문가그룹)칩과 컴퓨터 언어에 관계없이 구동,
휴대형 전자제품에 알맞는 자바칩도 집중 육성 대상이다.

현대는 전체 반도체 매출을 올해 4조4천억원에서 2001년까지 10조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허염 시스템IC 사업본부장은 "LG반도체 통합으로 크게 높아진 R&D(연구개발)
분야 경쟁력을 비메모리 집중 육성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관심끄는 톱 경영자 =진대제 대표와 허염 전무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기동창(70학번)이다.

또 둘다 미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삼성전자 미국연구소
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진 대표는 IBM에서 일하다 85년 삼성전자 미 연구소에 왔으며 허 전무는
스탠포드대 컴퓨터 연구소에 있다가 89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허 전무는 현대측의 삼고초려로 94년 현대전자 미주법인 자회사인 액실
컴퓨터로 자리를 옮겨 웍스테이션용 CPU 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진대제 대표는 호탕하면서도 명쾌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국제적 심포지엄에 많은 학술논문을 발표했으며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도
하고 있다.

반면 허염 전무는 차분하면서도 치밀한 성격이다.

미국서 오래 생활한 덕분인지 스마트한 분위기를 풍긴다.

< 강현철 기자 hckang@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