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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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에미가 기다린다
언제까지고 기다리마
3년 뒤면 돌아온다더니
40년이 지나도 못 오는 너를
그래도 기다린다
먼 산 적시며 비오는 날은
빗속에라도 찾아올 것만 같아
물 흐르는 신작로 길에 나와 섰다
김규동(1925~) 시집 "생명의 노래"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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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도 3년이면 전쟁이 끝나 돌아올 것이라며 집을 떠난 사람이 어디
그뿐이랴.
잠시 전쟁을 피한다고 집을 나간지 어언 40년이 지났지만 고향에 돌아오는
것은 고사하고 소식조차 알 길이 없다.
아무 기교도 수식도 없는 이 시를 이 땅에 사는 사람 치고 누가 눈물 없이
읽을 수 있겠는가.
통곡은 때로 시적 기교도 오히려 무색하게 만드는 것일까.
설명될 수 없는 시의 비밀은 여기에도 있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
에미가 기다린다
언제까지고 기다리마
3년 뒤면 돌아온다더니
40년이 지나도 못 오는 너를
그래도 기다린다
먼 산 적시며 비오는 날은
빗속에라도 찾아올 것만 같아
물 흐르는 신작로 길에 나와 섰다
김규동(1925~) 시집 "생명의 노래"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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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도 3년이면 전쟁이 끝나 돌아올 것이라며 집을 떠난 사람이 어디
그뿐이랴.
잠시 전쟁을 피한다고 집을 나간지 어언 40년이 지났지만 고향에 돌아오는
것은 고사하고 소식조차 알 길이 없다.
아무 기교도 수식도 없는 이 시를 이 땅에 사는 사람 치고 누가 눈물 없이
읽을 수 있겠는가.
통곡은 때로 시적 기교도 오히려 무색하게 만드는 것일까.
설명될 수 없는 시의 비밀은 여기에도 있다.
신경림 시인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