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금융기관들은 대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한국의 다른 그룹들
로는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금융센터는 홍콩에 진출해 있는 주요 외국금융기관들(7개사)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 한국의 다른 재벌그룹이 대우와 같은 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22일 밝혔다.

외국금융기관들은 대우가 인수대상회사의 부채를 떠안으면서 그 회사의
내부자금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LBO(Leveraged Buy Out) 방식으로 확장했기
때문에 과잉부채와 유동성 부족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고 봤다.

반면 한국의 다른 4대 재벌그룹은 LBO 방식을 활용하긴 했지만 주력부문은
자체설립한 기업들을 육성했기 때문에 대우와 성격이 다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문제로 인해 외국금융기관들이 한국기업의 외화자금 유동성을 압박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할 염려가 없다는 입장이 대부분이었다

투자은행인 G사의 한국신용 담당자는 "외국금융기관들이 한국기업에 대한
대출한도를 이미 상당규모 축소했기 때문에 다른 한국재벌의 외화자금을
압박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더라도 강력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또 외국금융기관들은 대우채권에 대해 적어도 50%이상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채권단이 대우 처리방안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채권을 조금이라도
더 상환받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일부 해외채권금융기관들은 한국본사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은 대우 현지법인
의 채무가 차별대우를 받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대우 실사결과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수준의 손실률이라는 반응이 대부분
이었으며 일부 외국금융기관들은 손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