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간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지난 3.4분기중 우리 경제가 12.3%의 실질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여러가지 의미가 있다.

성장률 자체가 지난 88년 1.4분기의 15.9%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올들어 급속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재확인한 점이 우선 지적될수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통계의 착시현상을 제거하면서 경기회복 속도를 가늠해
보기 위해 이번부터 계절조정을 거친 전분기 대비 실질성장률을 처음으로
내놓았다.

한은이 발표한 올 3.4분기중의 전분기대비 성장률은 3.0%로 지난 1.4분기의
4.1%, 2.4분기의 3.9%에 이어 그 폭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해석하면 경기회복 속도가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분기중 3%의 성장이란 연간으로 따지면 거의 12%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현재의 성장속도는 여전히 가파른 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과열경기에 대한 숙제는 계속 남겨놓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성장의 내용이다.

3.4분기 성장의 특징은 제조업과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요약된다

또 소비보다 설비투자증가등이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나 그 내용은
건실하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다시말하면 소비주도의 성장에 비해 물가와 경상수지에 주는 부담이 훨씬
가볍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건설및 농림어업 등이 성장의 정체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
이 전산업에 골고루 확산되지 못하고 일부 산업에 의해 주도되고 있음을 반증
한다고 볼수 있다.

특히 반도체 정보통신 자동차 등 3개 분야가 전체 GDP성장기여율이 40%를
넘고 있는 것은 결코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쨋든 이번 3.4분기 성장률은 누가보아도 고율성장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고 감속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섣불리 내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아직도 실업률이 5%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그 이유는
충분하다.

경제규모가 이미 외환위기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는 하지만 소비나 투자
등은 아직도 훨씬 못미치고 있다는 국민소득 통계에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감속에 앞서 경제 각부문의 고른 성장과 균형회복 등 경기회복의 내실화를
이루는데 정책적 고려가 뒤따라야 하고, 특히 현재의 경제상황을 근거로한
낮은 잠재성장률을 들먹일 것이 아니라 설비투자 확대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
을 키우데 더욱 박차를 가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본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