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경영사학 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병하(71) 교수는 한국경영사학계
의 "비조"로 일컬어진다.

지난 40년동안 무역사 농업경영사 경영이념사 등을 연구해 오면서 국내
경영학계에 경영사연구의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지난 86년 발족된 한국경영사학회의 초대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경영사학은 철저하게 실증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의 이론을 그대로 수입하기에 앞서 우리의 체질에 맞는 이론을 정립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 교수는 한국경영철학의 원조로 조선후기 실학자이자 "허생전"을 지은
박지원을 지목했다.

"허생은 상거래를 통해 이윤을 추구했지만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빈민구제
였습니다"

허생이 고리대금업자로부터 1만냥을 꾸어 5년만에 1백만냥을 번 것도 빈민
구제와 같은 애국애족적 상인정신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일제수탈기에 물산장려운동과 같은 민족적 경영이념으로 승화되기도
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궁극적으로 기업경영의 성패는 경영자의 경영이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양면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재벌도 기업가활동을 중심
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삼국시대의 도환사상" 등 1백30여편의 논문과 "한국농업경영
연구" 등 20여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