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발표한 "연말정산 요령"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몇몇 발빠른 사람들
만이 애용해온 절세 요령이 있다.

법의 허점을 최대한 이용하는 방법이지만 불법은 아니다.

세법 규정을 어기면서 세금을 아끼면 탈세가 되지만 제대로 지키면서
줄인다면 분명 절세이기 때문이다.

이 요령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게 타당하냐는데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허술한 세법망을 소수의 사람들만 이용하도록 하는 건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밝히기로 했다.

또 그냥 놔두면 세법이 고쳐지지 않겠지만 아예 공개해버리면 정부당국이
이의 보완을 서두를 것이란 기대도 해본다.


<> 개인연금저축(보험)과 장기주택마련저축에 한도까지 가입한다
=개인연금저축(보험)은 월 1백만원까지 불입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연말까지 2백만원을 넣을 수 있다.

개인연금의 경우 불입액의 40%까지(연간 한도 72만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도 월 1백만원까지 불입가능하다.

11월, 12월 두달간 2백만원을 넣을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불입액의 40%(1백80만원한도)까지 소득공제 받을 수
있으므로 소득공제액은 80만원이다.

결국 두가지 저축상품에서만 1백52만원을 소득공제받는다.

연간급여가 1천만~4천만원인 사람들의 근로소득세율은 20%.

따라서 두 저축 가입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세금은 30만4천원이다.


<> 내년 초 두 저축상품을 해약한다 =현행법상 개인연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
을 가입한 지 5년 내에 해약하면 불입액의 4%를 세금으로 추징하도록 돼
있다.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받은 뒤 해약해버리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 만든
규정이다.

그렇지만 추징세율이 4%밖에 안돼 실효성이 없는 규정이 돼버렸다.

내년 초에 두 저축을 해약하면 불입액 4백만원의 4%인 16만원을 세금으로
떼인다.

결국 연말에 30만 4천원을 돌려받고 내년 1월에 16만원을 되돌려 주는 만큼
14만4천원의 돈을 가만히 앉아서 벌게 되는 셈이다.


<> 탈세인가 절세인가 =국세청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절세"라고 밝혔다.

그는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 김인식 기자 sskis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